보행자들의 무단횡단으로 몸살을 앓는 중국에서 빨간 불에 길을 건너면 '물벼락'을 내리는 장치를 설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0일 보도했다.
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湖北) 성 다예(大冶) 시 당국은 최근 130만 위안(약 2억2천만원)의 돈을 들여 시내 횡단보도에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한 '분수 말뚝'을 설치했다.
보행자 허벅지 높이의 철제 말뚝에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물을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가 내장돼 있다.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고 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물을 뿌린다. 또한 "빨간 불입니다. 길을 건너지 마십시오. 위험합니다"라는 경고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방송한다.
횡단보도 양옆에 설치된 큰 철제 상자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무단횡단하는 사람의 인적 사항을 확인, 공개하는 기능도 갖췄다.
다예 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매일 깨끗한 26℃가량의 물을 채워 넣고 있어 위생이나 안전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예 시 당국은 이 분수 말뚝의 효과를 시험한 후 이를 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여름에 발 씻기 좋을 것 같다"고 비꼬았고, 다른 누리꾼은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노인들이 놀라거나 미끄러져서 넘어지면 어떡하느냐"고 걱정했다.
이에 앞서 중국 선전(深천<土+川>) 시는 안면인식 기술로 무단횡단자의 신원을 확인, 그 사람에게 자동으로 경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설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