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전방전위증'은 다소 생소해 보이지만 허리 디스크 다음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척추 질환이다. 정상 척추는 뼈와 뼈가 연결되어 블록처럼 쌓여있는 형태다. 그러나 척추전방전위증은 위쪽의 척추 뼈가 아래 척추 뼈보다 앞으로 밀려나면서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엉덩이나 하지 마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5번 요추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데 척추뼈 자체의 구조적 이상으로 신경공이 좁아져서 증상이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누계 16만 1697명이며, 50대 이상 환자가 14만 6657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50대 이상 환자 중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남녀 모두 척추와 관절 주변 인대가 신축성을 잃는다. 따라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척추 불안정성이 증가돼 척추전방전위증에 대한 위험도가 상승한다.
여성들의 경우 근육량이 남성의 3분의 2수준으로 적은 데다, 5~60대 여성은 폐경기를 지나며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발생해 척추전방전위증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 질환의 여성 유병률이 3~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척추전방전위증은 선천적으로 불안정안 척추를 가진 경우 나타나기도 하며 후천적으로 반복적인 외상이나 피로골절 등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피로골절은 뼈에 과도한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쌓여 미세한 골절 형태로 나타나는 부상이다. 이럴 경우 X레이로 쉽게 발견되지 않으며 심해지면 수술로도 완치가 힘들기 때문에 정밀 검사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쪼그려 일하는 자세, 허리를 구부정하게 오래 앉아있거나 서있는 자세는 척추전방전위증을 부를 수 있으며 주요 증상은 아래와 같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 비수술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치료를 놓쳐 증상이 악화된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한다. 그 중 비교적 가볍게 치료가 가능한 수술로는 '미세현미경 감압술'이 있다. 이는 1.5~1cm 정도의 최소 절개로 3~5배율의 현미경을 보면서 어긋난 척추 배열 때문에 눌린 신경의 염증을 풀어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척추 뼈가 심하게 어긋나 '척추분리증'까지 동반되어 있는 경우, 척추를 안정적으로 고정해주는 '척추유합술'이 필요하다. 척추유합술이란 척추 고정 부위에 나사가 들어갈 약1cm 정도의 구멍을 내고 나사를 넣어 뼈를 고정하는 수술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정형외과전문의 김재훈 원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허리에 자극을 주는 동작을 자제하고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