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무를 겸직하던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이 2010년부터 6년간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재직, 국내 항공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 부사장은 ‘조 에밀리 리’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국적인이기 때문입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보면 조 부사장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습니다. 2010년 3월26일 기타비상무이사(등기이사)로 취임한 뒤 2013년 3월28일 퇴임했고, 같은 날 사내이사로 취임한 뒤 2016년 3월24일 사임했습니다.
국내 항공사업법·항공안전법상 외국인은 한국 국적항공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조 부사장은 미국 국적임에도 6년이나 진에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불법행위로 항공면허 취소에 해당되는 사안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조 부사장의 진에어 등기이사 재직을 묵인해줬으며 결과적으로 재벌 총수의 자녀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더불어 관리·감독에도 소홀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자료파악이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항공법상 외국인이 한국 국적항공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할 수 없는 건 맞지만 2016년 12월 이전에는 이를 점검하는 규정이 없었다는 겁니다. 따라서 규정에도 없는데 서류를 요구하거나 검토하는 것도 갑질로 비춰질 수 있단 설명입니다.
더불어 진에어의 국적기 박탈도 법적으로는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점검하는 규정이 2016년 말에 생긴데다, 법을 설령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일을 문제삼아 지금 면허를 취소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적판단이란 설명입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보도가 나오자마자 법부법인과 자문을 구했다고 밝히며 "행정은 신뢰의 원칙이 중요하단 점에서 과거의 일을 갖고 면허를 취소할 순 없다"는 법적 해석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검토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시점에선 국적기 박탈이 법적으론 어렵단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최근 '갑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한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추가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취를 취한단 예정입니다. 그러나 진에어 부사장직은 종전대로 유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