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정책펀드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획만 세워놓고 집행자체가 아예 안된 경우도 있었는데요 신용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5년 말 우리기업의 해외투자개발형 사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
당시 정부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초기단계부터 금융투자단계까지 지원하기 위해 20억달러, 우리 돈 2조3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3년이 다 된 지금까지 실제 집행된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사업 추천을 맡은 국토부와 자금 집행을 담당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간에 엇박자가 나면서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국토교통부 관계자
"KIC는 외국계 운용사(GP)를 데리고 오면 검토를 하겠다. 저희가 공문으로 추천한 다음 회신이 온 것이 현재 투자 추천사업이 사업별로 얼리스테이(초기진행상황)다 보니 이 상태에선 검토가 힘드니 프로젝트가 성숙이 되면 추가적으로 재검토를 하겠다고…"
펀드 자체가 지원보다는 수익률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한국투자공사 관계자
"딜 자체가 어떤식으로든 검토가 됐는데 우리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이 높지 않다라고 하면 투자가 안 이뤄지고…"
또 다른 해외건설 정책 자금인 글로벌인프라펀드(GIF)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09년 1호 펀드가 조성된 이후 10년 동안 투자한 사업은 6건,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수주건수(5,907건)의 0.1%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올해 해외건설 지원을 위해 자본금 2천억원 규모의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정책자금의 실효성 조차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전락하진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