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 재벌의 가족 경영 폐해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재벌은 옥스퍼드 사전에 따로 등재되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국내 재벌은 일본의 자이바츠 금융산업복합체에 족벌을 더한 가족 경영체라는 특징이 있다.
일본의 자이바츠, 독링의 콘체르가 바로 우리의 재벌과 같은 존재들이지만, 미국의 뉴딜 정책 흐름과 함께 사라졌다.
반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재벌이 득세하고 있으며, 권력 집단마저 집어삼킨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앞서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재벌 개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박상인 서울행정대학원 교수와 전우용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교수, 안톤 숄츠 코리아 컨설팅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전 교수는 “재벌이 만든 집, 차, 음식으로 생활하면서, 재벌이 우리 생활 전반에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면서 “시민들 무의식 속에 ‘재벌 없으면 우리 큰일 나겠다’가 생기고, 재벌 경제 체제가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잠재의식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명의 패널 모두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1997년 국가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던 외환위기 당시 IMF는 “대한민국 경제위기는 재벌이 망하면서 온 것.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강도 높은 재벌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김대중 정부는 IMF 위기 이후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 개혁에 훨씬 못 미치는 종류의 재벌 개혁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더욱 강화됐다.
전 교수는 10개 가문이 한국 경제를 쥐고 흔들고 있는 상황인데, 이같은 상황은 한 나라가 붕괴 직전 ‘체제 말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말기적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위험한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을 우리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라면서 “재벌개혁'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항항공 자매가 벌이는 갑질 논란 역시 재벌 해체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