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수장 공백에 표류하는 '금융개혁'

입력 2018-04-13 17:10
수정 2018-04-13 16:41


<앵커>

야당의 강도 높은 비난 공세와 검찰의 수사 착수에도 불구하고 김기식 금감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사실상 '수장 공백' 상태인 금감원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입니다.

이어서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으로 반 년 만에 물러난 최흥식 전 금감원장.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검찰수사까지 받게 된 김기식 금감원장.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 금감원은 지금 말 그대로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금감원 직원들은 특히 김 원장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더 크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감독원으로서도 이 건과 관련해 특별히 무엇을 할 수 있는 게 없고 정해진 대로 일하는 거죠."

'재벌 저격수', '정권 실세'로 불렸던 만큼 금감원 신뢰 회복과 금융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여겼는데 모두 물거품이 됐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식 / 금융감독원장 (지난 2일)

"저는, 금융감독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국민이 금융감독원에 부여한 권한을 금융감독원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만 사용하겠습니다."

김 원장이 취임과 함께 약속했던 각종 개혁 과제들은 점차 추진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제2 금융권까지 확대하겠다던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나 '금융소비자 보호법' 제정은 방향도,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배당사고에서 비롯된 증권거래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 불신도 금감원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더 큰 문제는 김 원장이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고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하더라도 이미 잃어버린 신뢰를 만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