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삼성증권 이외 증권사도 안심 못해...'레드 팀' 운영해야"

입력 2018-04-10 17:51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증권사들이 '레드 팀'을 운영해 내부 시스템 취약점을 적극적으로 밝혀내고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레드 팀은 조직 내 전략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독립 조직을 일컫는 말입니다.

김 원장은 삼성증권 배당 착오로 2천억원 규모의 '유령 주식'이 시장에 매도된 '삼성증권 배당 사태'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의 실태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차진규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삼성증권 사태'에 대해 "우리는 별도의 배당 프로세스를 운영하지 않지만, 우리사주조합을 배당한다면 배당 구분을 정확히 해서 구분하고, 현금배당은 개별 CMA 계좌로 입금하게 하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 삼성증권과 같이 우리사주조합을 운영 중인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인사총무팀장이 나서 "현금 배당이 결의되면 사내 지급 품의를 진행하고, 인사총무팀에 넘어오면 조합원 현황과 수량을 확인해 이상이 없을 때만 자금팀에 배당을 요청하고, 승인 절차를 재차 거치기 때문에 현금이 주식으로 잘못 배당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해명에 대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조직들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한다"며 "누군가가 만약에 나쁜 마음을 먹었을 때 이걸 어떻게 허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레드 팀'을 운영해 사내에서 부정하게 이득을 취할 경우 허점이 없는지 점검해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답했습니다.

또 김 원장은 "이번 사태를 '남의 집 사고 난 식'으로 보지 말아달라"며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투자자에게 우리는 이렇게 점검해서 지키고 있다는 걸 알려서 고객 신뢰를 얻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