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나눠쓰기에 마약까지…병원 맞아?

입력 2018-04-08 10:40
수정 2018-04-08 13:41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가 관행처럼 이어진 '주사제 나눠쓰기'가 원인으로 확인된 가운데 서울대병원에서도 간호사가 마약을 상습 투여한 사실이 적발됐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찰이 이대목동병원 사고가 주사제 1병을 여러 명에게 나눠 투약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날 공교롭게도 서울대병원 간호사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상습 투여한 사실이 공개됐다.

의료계에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고는 고질적인 저수가와 인력난 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고, 서울대병원 간호사의 마약 투약은 부도덕한 개인의 문제이므로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병원 내 부실한 약물관리에서 비롯한 데다 환자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의료계 안팎에서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나왔다.

특히 환자 안전을 담당하는 전담인력에 약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한국병원약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안전법 시행으로 200병상이 넘는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병상 규모별로 의사와 간호사 등을 배치해야 하는데, 여기에 약사는 포함돼있지 않아서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신생아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약물관리가 환자 안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자에 안전한 의약품이 투약 되고 관리되기 위해선 약사 역할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국병원약사회는 환자단체, 보건복지부 관계자와의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전달했고, 복지부 역시 전담인력에 약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사건과 관련해선, 내달부터 시행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의료진의 마약 투여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다음 달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시행되면 정부의 관리가 좀 더 촘촘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