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차로 변경을 감행해 2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시내버스 사고를 유발한 승용차 운전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승용차 운전자가 버스와 처음 충돌한 이후 핸들을 버스 반대 방향으로 꺾지 않고 버스를 계속 밀어붙인 이유는 밝혀지지 않아 경찰이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버스 사고를 유발한 승용차 운전자 윤모(23)씨에 대해 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 5일 오전 9시 28분께 자신의 K5 승용차를 몰고 울산시 북구 염포동 아산로를 지나던 중 133번 시내버스 앞으로 무리한 차로 변경을 해 사고를 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산로 2차로를 달리던 윤씨는 시내버스가 주행하고 있던 3차로로 차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버스 왼쪽 측면과 부딪쳤다.
그 충격으로 버스는 균형을 잃고 우측 현대자동차 공장 담장으로 돌진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39명 중 승객 이모(40·여), 박모(29·여)씨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버스 운전자 양모(50)씨 등 31명은 경상을 입었다.
당시 윤씨는 출근하던 중이이었으며, 사고 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구호 활동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점 등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체포했다.
하지만 윤씨가 왜 옆에 버스가 오는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차로 변경을 감행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 않고 있다.
SNS상에 퍼지고 있는 윤씨의 차량 후방 블랙박스 화면을 보면, 차로 변경 과정에서 버스와 1∼2초가량 부딪쳤음에도 승용차가 진로를 바꾸지 않고 계속 버스를 밀어붙이듯 주행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 간에 접촉이 생길 시 반대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과는 다른 반응이다.
또 사고가 난 뒤 곧바로 차를 멈추지 않고 10초 정도 주행한 뒤 정지한 것도 의문점이 드는 대목이다.
당시 윤씨가 음주나 과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로 변경 과정에서 옆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윤씨에 대한 통신 영장을 신청해 그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졸음운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그의 전날 행적 등을 살펴보는 등 다각도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SNS상에 제기된 윤씨의 운전 중 전화 통화설에 대해 경찰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SNS상에 떠도는 윤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이는 차량 내부가 아니라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사무실의 목소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