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완전 해소…정지선·정교선 사재출연

입력 2018-04-05 22:45
현대백화점그룹이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정리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습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백화점그룹 총수 일가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직접 계열사 지분을 매입·매각하는 방식으로 출자 고리를 끊었다는 겁니다. 또 별도 정보기술(IT) 법인인 '현대IT&E'를 신설해 가상현실(VR) 테마파크 조성 등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 현대쇼핑 등 계열사가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3개 순환출자 해소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정지선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5만1373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습니다.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7.8%(757만8486주)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고리를 끊었습니다. 2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정리되면서 나머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습니다.



이번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소요된 비용은 약 1500여억 원으로 총수 일가는 은행차입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정 회장은 은행에서 약 320억원(상증법에 의한 평가방식으로 주식가치 산정)을 은행에서 차입했고 정 부회장은 보유했던 1200억원 상당 현대홈쇼핑 주식 전량(9.5%, 114만600주)을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번 지분 거래를 통해 정 회장의 현대A&I 지분은 52%에서 73.4%로 늘었고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보유 지분은 15.3%에서 23%로 증가했습니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도 기존 현대백화점(15.8%)에서 현대그린푸드(25%)로 변경됐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재원 마련과 세금 부담에도 주주권익 강화와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 높아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그룹 IT 사업부를 현대그린푸드에서 물적 분할해 별도 IT 법인인 '현대IT&E(현대아이티앤이)'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는 이사회에서 IT 사업부를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독립된 IT 전문회사로 분사키로 결정했습니다.

현대IT&E에는 기존 IT사업부 외에 'VR(가상현실) 전담 사업부'를 만듭니다. IT사업부는 기존 그룹 전산관리 작업 외에 유통 관련 IT 신기술 개발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운영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I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VR사업부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아울렛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거점 등에 대규모 VR테마파크를 조성·운영하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이르면 올 10월경 VR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2년내 10여 개 이상의 VR테마파크를 연다는 구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