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주권 내줬나..수출기업은 비상

입력 2018-03-30 17:14


<앵커>

미국 정부가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수출을 위해 환율을 조절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해 우리 수출기업들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한미 FTA 개정 협상 타결로 줄어든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건데요.

우리 정부는 어디까지나 개별 사안이라고 일축했지만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정부와 경쟁적인 원화 평가절하를 억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당장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등 환율의 변동성이 커져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기업들이 환율을 1,100원대 또는 1,080~90원정도로 사업계획을 잡아놓은 것 같은데. 환율 별도 협상까지 진행하면 수출기업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장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으로 수출비중이 높고 가격에 민감한 업종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하락, 즉 원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연간 수출액이 4,000억원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10% 하락시 6,900억원 가량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장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FTA 협상과 환율 협의는 별개라며 미국 재무부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청와대도 한미 FTA와 환율을 패키지로 거론한 미국 측 설명에 대해 "환율문제는 FTA가 논의되기 몇 달전부터 미국 등과 논의를 해오고 있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환율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삼아온 만큼 이면 협상이 있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수출기업들의 사업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유불리를 따지기전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게 급선무라는 얘깁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