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에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이 하나 둘 동참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기업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기업가치 상승이나 주주가치 제고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만들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가 선진화되고, 경영 투명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전화인터뷰>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배구조가 바뀌면 주주 중심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바뀌는 것이 때문에 소유주(오너) 역시 주주 입장에서 기업 가치를 향유하는 그림으로 가니까 전체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밑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 같은 산업구조와 기업 이익수준을 보유했음에도 밸류에이션을 낮게 받았던 부분, 할인받은 부분이 해소되는 그림으로 가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거나 진행중인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
이미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오너 일가 지분율 20%로 강화하는 개정안이 추진되는 만큼, 다른 대기업들 역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투자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최근 3개월 지배구조 관련주의 수익률은 3.14%로 코스피 평균 수익률(-1.95%)을 웃돌았습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한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에 주목합니다.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의 경우 사업모델 고도화와 함께 오너 일가의 안정적 그룹 지배력을 위한 주주친화 정책 확대가,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인 AS부품사업을 가져와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현대중공업그룹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구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기계의 주식을 공개 매수하면서 주가가 재평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효성, 대림산업 등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거론됩니다.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사업가치가 재평가돼 순자산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다만, 이번 현대차그룹처럼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장의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미리 수혜주를 예단하기 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