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직률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에서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짐을 싸는 노동자들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서다.
25일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00인 미만 사업체인 중소기업의 이직률은 5.0%로, 2012년 5.4% 이후 5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중소기업의 이직률은 2013년 4.8%, 2014년 4.9%, 2015년 4.4%로 하락추세였지만, 지난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반면에, 300인 이상 사업체인 대기업의 이직률은 2.8%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최저로 급락했다.
대기업의 이직률은 2011년 4.4% 정점을 찍은 후 점점 하락해 2013년 3%대로 내려간 뒤 지난해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이직률 격차는 2.2%포인트(p)로 2010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이직률 격차는 2010년 0.7%p에서 2012년 1.2%p, 2013∼2014년 1.7%p까지 벌어졌다가 이번에 처음 2%p 이상으로 확대됐다.
중소기업에서의 엑소더스가 갈수록 확대되는 배경에는 대기업과 연봉 격차 외에도 장시간 노동이나,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 정규직 일자리가 부족한 데 따른 미래 불안 등 노동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이 있다.
당장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차이는 입사 초기에는 1천만원이 안되지만, 20년이상 다니면 4천만원에 달하는 등 나이나 근속 기간이 늘면서 점점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통계청의 일자리 행정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입사 초기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봉 차이가 1천만원이 안되지만 20년 이상 다니면 그 격차가 4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근속 기간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대기업 238만원, 중소기업 161만원으로 77만원 차이가 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격차는 924만원(77만원×12)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는 재직 기간이 늘어나면서 커진다.
근속연수 5년 이상∼10년 미만인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2천136만원이고, 20년 이상인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3천900만원이다.
나이에 따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 차이는 이보다 더 크다.
2016년 기준 29세 이하 재직자의 월평균 소득은 대기업이 269만원, 중소기업이 147만원으로 한 달에 122만원 차이가 났으며 연간으로 계산하면 격차는 1천464만원(122만원×12)이다.
50대까지는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연봉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중소기업 재직자와 대기업 재직자의 연간 소득 차이는 30대 2천472만원, 40대 3천840만원, 50대 4천656만원이었다.
통상 퇴직 연령에 이르기 전에는 대체로 연령에 비례해 소득 격차도 커지는 셈이다. 60세 이상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2천448만원이었다.
이들 통계에는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봉 격차가 커지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급 외에 각종 복리 후생까지 고려하면 양쪽의 체감 소득 격차는 통계에 나타난 숫자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연간 1천만원 규모의 실질 소득을 지원해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등 내용을 담은 청년 취업 대책을 최근 발표했다.
통계로 비춰보면 입사 초기에는 이런 지원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소득 격차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디지털 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