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석 판사, 주사위 '만지작'

입력 2018-03-20 11:36
'MB 운명' 결정할 박범석 판사…"기록검토 꼼꼼하고 신중"

박범석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거쳐 법리 밝아…신연희 구속영장 '발부'



박범석 판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서울중앙지법 내 영장전담 판사 중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판사의 손에서 결정되기 때문.

박범석 판사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실검 상위권에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응원글 역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범석 판사는 지난달 법원 정기인사 때 영장전담 업무를 맡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판사는 3명으로 박범석 판사는 나머지 2명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빠른 선배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이 박범석 판사에게 배당된 것은 일각의 의혹과 달리 통상의 ‘무작위 전산 배당 방식’에 따랐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사건 배당은 컴퓨터 추첨을 통해 이뤄졌다.

일각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라도 출신’인 박범석 판사를 배당했다는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남 영암 출신의 박범석 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군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지법, 서울지법 북부지원, 광주지법, 서울고법 등에서 근무했다.

또 박범석 판사는 법원행정처 윤리감사1담당관 및 윤리감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법리에 뛰어나고 균형 감각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석 판사는 특히 법원 내에서는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는 등 신중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료 법관들 사이에서 박범석 판사는 그 누구보다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통한다.

박범석 판사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 단독재판부를 맡으며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불만을 품고 검찰청사에 오물을 뿌린 환경운동가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반면 지난달 영장전담 업무를 맡은 이후에는 구청 돈을 빼돌린 혐의 등을 받는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박범석 판사는 사회적 관심을 끄는 주요 사건을 처리하는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박범석 판사는 "범죄의 소명이 있고 수사 과정에 나타난 일부 정황에 비춰볼 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범석 판사의 어깨는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역사가 누르는 짐도 무겁다.

박범석 판사는 오는 22일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후 제출된 기록 등을 검토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범석 판사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방대하고 사안이 복잡한 만큼 박범석 부장판사는 예상과 달리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범석 판사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