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한국체대)은 이번에도 로저 페더러(37·스위스)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아시아 톱 랭커'라는 훈장을 얻었다.
정현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2천535달러) 8강에서 페더러에게 0-2(5-7 1-6)로 졌다.
호주오픈 준결승에 이어 세계 1위 페더러에게 다시 패한 정현은 이번 대회 8강 진출로 ATP 랭킹 포인트 180점을 획득했다.
현재 세계 26위인 정현은 다음 주 순위가 23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일찌감치 한국인 최고 순위 기록을 갈아치운 정현은 이제 니시코리 게이(29·일본)까지 제쳤다.
현재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25위를 기록 중인 니시코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철회했다.
지난해 이 대회 8강 진출로 얻었던 니시코리의 랭킹 포인트 180점은 다음 주에 소멸한다.
이에 따라 니시코리의 다음 주 랭킹은 30위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대신 정현이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게 된다.
정현은 페더러와 경기가 끝난 뒤 "아시아 톱 랭커가 돼 정말 영광"이라면서도 "니시코리의 기량은 정말 뛰어나고, 세계적인 훌륭한 선수다. 어서 그가 무사히 (부상에서) 복귀하길 바란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정현은 기회가 될 때마다 니시코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니시코리는 부상 때문에 순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2015년에는 세계 4위까지 올라갔던 선수다.
통산 투어 대회 우승만 11번 차지해 역대 최고의 아시아 선수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일단 니시코리의 현재 순위를 추월하는 데 성공한 정현은 역대 최고 아시아 선수 자리까지 넘본다.
이날 경기의 승자인 페더러는 4강 상대인 보르나 초리치(22·크로아티아)에 대해 언급하며 정현의 기량을 호평했다.
페더러는 "초리치는 정현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움직임이 좋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