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하일지교수 '찬반' 중심에 서다

입력 2018-03-16 09:21
'미투 조롱 논란' 동덕여대 하일지교수 "나는 페미니스트..이건 인민재판"

동덕여대 하일지교수, 성폭력 피해자 2차가해 논란…학생들 "사과하라"

동덕여대 하일지교수, 수업중 논란 발언에 항의 이어져

동덕여대 하일지교수 "여성 욕망 얘기하자는 취지…사과할 생각 없다"



동덕여대 하일지교수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이 이틀 연속 뜨겁다.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소설가 하일지(64) 교수가 동덕여대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 이에 동덕여대 하일지교수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이 시간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하일지교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반발에 대해 “나는 페미니스트이며 일종의 인민재판 같다”고 재차 반발했다.

지난 15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하일지 교수는 전날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자료로 활용하며 수업하던 중 "'동백꽃'은 처녀('점순')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라며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글은 이어서 동덕여대 하일지교수가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피해여성을 언급하며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한 학생이 강의실을 나가자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에 분노해서 나간거겠지.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작가가 아니라 사회운동가를 하는게 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장 동덕여대 교내에는 이날 곧바로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과 문예창작과 내 여성학 학회 등이 작성한 하일지 교수에 대한 비판 성명이 대자보로 잇따라 붙었다.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성명에서 "동덕여대 하일지 교수는 안 전 지사 첫 번째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건 맥락과 불통하는 '여성의 성적 욕망'에 근거해 이른바 '꽃뱀' 프레임으로 언어적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고 조롱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덕여대 하일지교수는 이 매체와 통화에서 "소설가는 인간의 진실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므로 여성의 욕망에 관해서도 얘기하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불편을 느낀 학생은 학생대로 (성명 형식으로) '리포트'를 쓴 셈이다. 바깥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되는 것은 의아하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하일지교수는 이어 '동백꽃'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한 것은 "농담이었다"면서 "교권의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한테 사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일지 교수는 또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인정한 뒤 “별것도 아닌 문제인데 커졌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일지 교수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것은 사실이고, 가급적 피해갔으면 좋았을 텐데 실수를 한 부분이 있다”라며 거듭 2차 피해나 미투 운동을 조롱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동덕여대 하일지 교수는 그러나 “내가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나는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인민재판이랑 다를 게 없다”고 반발했다.

동덕여대 하일지교수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