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세월호 특조위까지 통제…"정부 너무 힘들게 하지 마라"

입력 2018-03-14 15:14


박근혜 정부 당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과정에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양수산부에 특조위를 통제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성필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과 윤학배 전 차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 같은 공소사실 요지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5년 1월 19일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당시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 김재원 의원과 조대환 등 여당 추천 특조위 상임위원들, 해수부 공무원들과 만나 특조위의 조직과 예산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은 특조위원들에게 '정부 입장을 도와주고, 정부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해수부 공무원들에게는 '특조위가 예산과 조직을 방대하게 추진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또 "여당 추천 부위원장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사무처장을 두고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당 특조위원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고, 해수부 파견 공무원 수를 늘려 정부가 통제할 수 있게 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의 지시를 바탕으로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이 특조위의 업무방해를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 전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고, 윤 전 차관은 청와대 경제수석실 해양수산비서관 신분으로 자리했다.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은 해수부 내 '세월호 특조위 대응 전담팀'을 만들어 특조위의 예산과 조직을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단계별 대응전략을 세우도록 주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 측 변호인들은 공소사실에서 두 사람의 혐의가 특정되지 않아 무엇을 인정하고, 부인할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다음 공판 기일 전에 서면으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특히 윤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전 정권의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의사결정이 집행 부서에 표출됐다"며 "블랙리스트 사건, 화이트리스트 사건, 국정원 비리사건에서 드러난 동일한 의사결정 구조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 전 수석이나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검찰의 추가기소가 예정돼 있다면 알려달라"고 했고, 이에 검찰 측은 "추가기소 여부를 최대한 이른 시간에 결정해서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