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글로벌] 글로벌 금리 인상 대비 ‘이머징 채권’ 투자 전략

입력 2018-08-08 06:07


진행 : 이경은 앵커

출연 : 유재흥 파트장 /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이경은 글로벌 해외 이슈와 트렌드를 꼼꼼하게 분석해보는 <생생 글로벌> 시간입니다. 도움 말씀을 위해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유재흥 파트장과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올해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주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글로벌 채권시장의 향방부터 짚어주시죠.



유재흥 저희 얼라이언스번스틴도 올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올 한 해 네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 연말 경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3.2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럽 주요 선진국의 국채 금리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우상향의 단순한 직선 형태로 상승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 흐름에 따라 때로는 적정 가치보다 더 올라갈 수도 또는 더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통화 정책의 속도나 강도가 달라질 것이기에, 국가별 금리 움직임도 분명이 차별화됩니다.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채권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기 보다는 나날이 바뀌는 시장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글로벌 채권 시장은 앞서 언급한 국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화 정책의 움직임에 민감한 국채나 우량 등급 채권이 있는가 하면, 통화 정책 보다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에 민감한 고수익 채권, 이머징 채권 등 흔히 말하는 고금리 채권 등도 존재합니다. 과거의 움직임을 분석해보면 국채 가격과 고수익 채권의 가격은 서로 상반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국채의 경우 통화 정책에 민감한 흔히 말하는 ‘이자율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반면, 고수익 채권의 경우 경제 성장에 민감한 소위 ‘신용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성장세가 호조를 보일수록 중앙 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생각해보시면 될 것입니다. 저희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신용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노출되어 있는 채권 들 즉 고수익 채권, 이머징 채권 등에서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채권들은 국채 등에 비해 높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어서, ‘인컴’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적합한 투자 대안입니다.

이경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견조해보입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선포함으로써 중국의 미 국채 매도나 유럽연합의 보복관세 등이 우려되기도 하는데실제로 이러한 부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유재흥 물론 당장의 위험은 아니겠지만 물가가 상승할 위험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상승한다면, 중앙 은행의 정책 행보가 더 공격적이어야 할 텐데, 이는 국채 시장은 물론 자산 가격 전반에 걸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초에 나타났었던 국채 시장 및 주식 시장의 큰 변동성도 이를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분석가들은 미국의 타이트한 고용 시장을 언급하곤 합니다. 즉 고용 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임금 상승률로 직결이 되고 이것이 물가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희들도 이에 동의합니다. 다만 큰 그림에서 물가 흐름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용 시장과 관련된 변수 이외에 보다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변수들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발전, 글로벌화된 교역구조, 인구 구조 및 추이, 포퓰리즘 정책 등이 그것입니다. 특히 언급하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분명 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뉴스입니다.

이경은 그렇다면 올해 이머징 국가의 성장세는 어떻게 보시나요? 미국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데 신흥국 중에서도 어디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할까요?

유재흥 저희 얼라이언스번스틴은 2018년 올해 이머징 경제는 4.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3.3%나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 예상치인 2.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성장 회복세가 지속된다는 측면에서 이머징 국가에 대한 관심은 계속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두가지 접근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이머징 채권 중에서 달러화로 표시된 흔히 경화 이머징 채권과 현지 통화로 표시된 현지 통화 이머징 채권을 구분해서 생각해야합니다. 흔히 이 둘을 혼용해서 투자하게 되는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 움직임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올들어 미국의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를 기초로 삼는 달러 표시 이머징 채권의 절대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반면 미국 달러화가 대부분의 통화 대비 약세 기조를 이어 나가면서, 현지 통화로 표시된 이머징 채권 투자 수익률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둘째, 이머징 채권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단순하게 분류하는 것을 조심해야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이머징 채권 내에서도 국가가 지역에 따라 성과 차별화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머징 채권 시장에 투자하실 때 흔히 말하는 패시브 전략보다는 액티브 전략을 추구하는 상품을 선택하시는 게 바람직합니다. 현 시점에서 본다면, 상품 시장에 대한 노출도가 커서 글로벌 성장에 따른 혜택을 볼 수 있는 국가, 과거 대비 성장 회복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국가,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과는 달리 국가 고유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국가 등을 구분해서 투자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경은 끝으로 투자자를 위한 당부 사항은?

유재흥 올 한 해 금리 상승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에 따라, 중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꾸준한 ‘인컴’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글로벌 채권 시장 내에서는 국채나 예금 금리에 비해 의미 있는 수준의 인컴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대안들이 분명 있습니다. 고수익 채권, 달러표시/현지 통화 표시 이머징 채권, 미국의 모기지 유동화 증권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 채권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올 해 시장을 보면 예년과는 달리 일정 수준의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변동성 장세를 적극 활용하여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특정 자산군에 집중 투자하기 보다는 이들 섹터들에 분산 투자하는 ‘멀티 섹터 전략’을 도입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분산 효과는 물론, 변동성 장세에서 나타나는 섹터 간의 상대 가치를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인컴 확보’를 위한 채권 투자 시, 조금 느긋해 지시라는 것입니다. 채권 투자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며, 투자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자가 누적된다는 것 이야말로 채권 투자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이경은 지금까지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 유재흥 파트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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