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서어리기자, 주사위 던질까

입력 2018-03-12 13:53
정봉주, 서어리 기자 성추행 의혹보도 재반박…"서울시장 출마의사 유지"(상보)

"2011년 12월 23일·24일 모두 성추행 의혹 제기자 만난 적 없다"

"서어리 기자 프레시안 보도는 대국민 사기극…정정보도·사과 없으면 법적 대응"



서어리 기자의 강공이냐? 서어리 기자의 사과냐. 서어리 기자는 어떤 주사위를 던질까.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신청하고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한 정봉주 전 의원이 12일 "성추행한 사실은 전혀 없다"면서 서어리 기자의 사과를 촉구했다. 아울러 정정보도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 입장을 시사했다.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정치공학적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누리꾼들도 당장 “만약 정봉주의 말대로 프레시안이 허위기사를 작성했다면 그것은 큰 문제” “미투 운동의 분수령이 될 사건”이라며 서어리 기자의 보도에 따른 여의도 정치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봉주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의 성추행 의혹 보도에서 특정한 성추행 시간과 장소에 본인이 없었다며 성추행 의혹을 일축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저는 2011년 12월 23일(금요일)이건, 2011년 12월 24일(토요일)이건 간에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A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한 사실도 없고, 그 전후에도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서어리 기자의 친구다.

정봉주 전 의원은 이어 "(서어리 기자의 기사에서 성추행 장소로 지목된) 여의도 렉싱턴 호텔 룸, 카페, 레스토랑, 레스토랑 룸이었건 간에 A씨를 만난 사실이 없고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은 앞서 지난 7일 서어리 기자의 리포터를 통해 “2011년 12월 23일 호텔 카페 룸에서 정봉주 전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A씨의 주장을 보도했고, 정 전 의원은 이에 당일 A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일축했다.

이후 프레시안은 서어리 기자의 친구인 A씨가 정 전 의원의 수감일을 착각해 성추행을 당한 일자를 착각했을 수 있다며 성추행 날짜가 12월 24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후속 보도를 내놨다.

그러나 정봉주 전 의원은 "프레시안이 말하는 사건 일시는 렉싱턴 호텔 레스토랑에서 티타임 시간으로 운영하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기사에 따르면 저는 12월 23일 오후 2시 30분경 홍대 인근에서 명진 스님을 만났고, 늦은 오후까지 함께 대화를 나누며 염주, 영치금 등을 선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그러면서 "저나 명진 스님의 기억으로 이 모임은 오후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명진 스님을 만나고 있던 오후 3시 54분에 저와 명진 스님 등을 찍은 사진이 존재한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서어리 기자가 후속보도를 통해 24일로 의혹을 또다시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봉주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4일 일정도 살펴봤는데, 오전에는 배우 문성근, '나는 꼼수다' 멤버들 및 보좌진, 일부 지지자들과 함께 경기도 마석에 있는 고(故) 문익환 목사님 묘소에 참배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점심 식사, 광진구 W 호텔에서 아내와 커피 마시기, 광진구의 카페에서 수감 이후 대책 논의, 귀가로 일정이 이어져 201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성추행했다는 보도는 허위라는 게 정봉주 전 의원의 설명이다.

정봉주 전 의원은 프레시안 서어리 기자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모두 4차례의 보도를 내놓는 동안 시간(12월 23일→24일→23일), 장소(호텔 룸→로비에 있는 레스토랑→룸이 있는 식당→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 안에 있는 룸), 성추행 행위(키스하려고 시도했다→키스를 했다→얼굴을 들이밀었다) 등이 계속 바뀌었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서어리 기자의 보도 과정에서 주요 내용이 계속 변경됐다"며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조차 확정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회견 후 "서어리 기자의 친구인 A씨와 단둘이서 만난 적 없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한 차례도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울러 "서울시장 출마선언 한 시간 반 전에 서어리 기자가 성추행 보도를 해 전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정정보도와 사과가 없으면 프레시안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서어리 기자의 친구인 A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안 하는 까닭에 대해선 “평소부터 저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수 차례 강조해서 말씀드렸다”라며 “A씨 주장과 프레시안의 관계를 모른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프레시안에서 허위를 했는지, 그러나 프레시안에서 나온 이야기는 상당 부분, 거의 모두가 허위이기 때문에 저는 A씨를 문제삼는 게 아아니라 프레시안 보도를 문제삼겠다”라고 응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뒤에도 정봉주 전 의원은 여전히 A 씨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해왔다"는 프레시안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기자 전화번호가 천 몇 개다. 저는 2004년부터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있었다"며 "세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7일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유에 대해선 “사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며 “7년 전 기억을 순간적으로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많은 누리꾼이 도움을 줬고 저는 당시 사진조차 없었다. 자료를 주면서 기억을 더듬었는데, 당시 쓴 책을 보면 알겠지만 당시 대법원 판결이 난 다음에 피가 날 정도로 충격이 심했다”람 “그리고 3일간의 기억이, 이리저리 다니긴 다녔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큰 이벤트 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너무 충격적인 것을 시간도 주지 않고 저한테 닦달하듯이 물어봐서, 이 사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라고 해명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주장대로 ‘프레시안’이 '대국민 사기극'을 했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미투 건을 보면 이렇게 극적일 때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어느 사람이 영화배우라면 제작발표회라든지 영화 개봉하는 날 딱 맞추는 경우 없다”라며 “저도 왜 이렇게 날짜를, 제가 방송 활동을 하고 있었고 노출돼 있었는데 왜 이 날짜를 특정했는지 모르겠다”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편 지난 9일
이에 따라 이번 보도와 관련해 프레시안 사측과 서어리 기자 및 A씨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어리 기자 정정보도 촉구한 정봉주 전 의원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