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카페' 등장…도시재생 활기

입력 2018-03-12 17:59
수정 2018-03-12 18:03
<앵커>

최근 들어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생적 도시재생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오래된 대중목욕탕이나 허름한 중국음식점을 공연장과 전시장, 카페, 주점 등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지효 기자입니다.

<기자>

1950년대 지어진 서울 아현동의 한 목욕탕입니다.

50년 넘게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곳은 몇 년 전 이 지역에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자칫 사라질 뻔 했습니다.

하지만 때를 밀던 목욕탕은 각종 전시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고, 탈의실로 쓰던 공간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들어섰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서 폐가나 다름없던 이곳을 젊은 예술가들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든 겁니다.

<인터뷰> 서상혁 / 행화탕 대표

"과거에 여기서 때를 밀던 기억이 남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목욕 언제 다시 시작하냐고 물어보고요. 지역 주민들이 쉽게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공연, 전시, 워크숍 등을 하면서 좀더 친근하게…"

인천 서구 가좌동의 오래된 중국 음식점.

앙상한 목조 뼈대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타일 바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80년 전 지어진 이 음식점은 올해 '예술반점'이라는 별칭과 함께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을씨년스러웠던 공간에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강연장이나 공연장, 파티룸, 옥상마켓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곳은 인근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명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종범 / 프로젝트 코스모 기획자

"인천 가좌동은 대규모 공장단지가 있던 지역이고, 이곳은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오가는 상가였어요.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생기고 지역에도 새로운 활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원래의 모습은 유지한 채 기능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