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과 함께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안면홍조, 야한증 등)를 차단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이 폐경 후 나빠질 수 있는 심장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HRT는 폐경과 함께 분비가 중단되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합성제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영국 런던 퀸메리대학의 미히르 상비 교수 연구팀이 폐경 여성 1천600여 명의 심장 MRI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이 폐경 여성 중 3분의 1은 최소한 3년 이상 HRT를 계속하고 있었다.
심장 MRI 분석 결과 HRT를 3년 이상 계속하고 있는 여성은 심장의 좌심실과 좌심방의 크기가 정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상비 교수는 밝혔다.
특히 심부전 위험의 지표가 되는 좌심실의 용적이 HRT를 하지 않는 여성과 차이가 없었다. 좌심실은 좌심방으로부터 받은 혈액을 온몸으로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의 핵심부위이다.
좌심실의 이러한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인 심부전의 초기 신호는 심장의 비대로 나타난다.
심장이 비대해지면 심장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좌심실의 펌프 기능도 저하돼 혈액이 완전히 방출되지 못하고 심장에 일부 남아있게 된다.
HRT는 유방암 등 일부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경고해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일부 연구결과들을 보면 이러한 위험이 우려할 만큼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폐경 직후부터 HRT를 10년간 계속한 폐경 여성은 심장병 발병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덴마크에서 발표된 일도 있다.
영국 여성건강협회(WHC)는 HRT는 갱년기 증상을 완화할 목적으로 최소 효과 용량(minimum effective)으로만 투여하면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