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성 숨져, 배트민턴계도 이용대도 '흐느껴'

입력 2018-03-09 19:12
갑자기 떠난 셔틀콕 스타 정재성…이용대의 '오랜 단짝'

정재성, 단신 극복하고 남자복식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

"정재성, 지도자 첫발 내딛는 시점에"…배드민턴계 애도 물결



정재성 사망 소식에 배드민턴계가 애도를 보내고 있다. 정재성은 이용대의 오랜 단짝이기도 하다.

'배드민턴 스타' 정재성 삼성전기 감독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배드민턴계가 충격에 빠졌다. 향년 36세.

경찰에 따르면, 고(故) 정재성 감독은 9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자택 거실에서 홀로 잠을 자던 중 숨진 채 아내에게 발견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경찰은 정재성 감독이 3년 전 건강검진에서 심장박동이 불규칙하다는 결과를 받았다는 등 유족 진술을 토대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부검도 의뢰할 방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배드민턴협회 한 관계자는 "정재성 감독이 부정맥이 있다고 들었다"면서도 "선수와 관계자들도 놀라서 경황이 없다"라고 전했다. 삼성전기 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도 다들 너무 놀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재성 감독은 지난 1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이 된 정재성 감독은 2005년 태국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28회나 정상에 올랐던 스타 선수였다.

특히 정재성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명콤비' 이용대(30)와 함께 배드민턴 남자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고 남자복식의 계보를 이은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2006년 고등학교 2학년이던 '6살 동생' 이용대와 처음 짝을 이룬 정재성 감독은 2009년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최정상의 남자복식 듀오로 활약했다.

정재성 감독과 이용대는 2011년 프랑스오픈 슈퍼시리즈 1위, 덴마크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1위, 2012년 전영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1위에 오르며 배드민턴 팬을 열광시켰다.

특히 정재성 감독은 168㎝의 단신이지만 뛰어난 파워와 높은 점프, 강력한 스매시로 코트를 호령하면서 배드민턴 선수와 팬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였다.

이용대와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함께 하며 간판으로 활약했다.

이용대는 정재성 감독의 사망과 관련, 현 소속팀 요넥스에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며 오랜 시간 함께했던 옛 파트너가 갑자기 떠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성 감독의 빈소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33호에 차려졌다.

고 정재성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