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사표 제출...국회 "올 것이 왔다"

입력 2018-03-06 11:08
'안희정에 미투 증언까지'…국회 "올 게 왔다" 뒤숭숭

안희정 파문,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후폭풍 예고



안희정 사태가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에다 국회에서도 보좌진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가 터져 나오면서 여의도 정치권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

그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미투 물결에서 사실상 한발 비켜서 있던 국회와 여야 정치인들은 안희정 파문이 터지고 잇따라 '실명 미투'가 나오자 “올 게 왔다”는 반응이다.

안희정 지사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진보진영도 타격을 입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도 조만간 ‘메가톤급 인사’가 걸려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위계질서가 심한 국회 특성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안희정 사태와 비슷한 사례들이 더 있을 것이고, 이 기회에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희정 성폭행 사태를 통해 국회의원 보좌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비등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모 의원실에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6일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국회는 인맥이 중요하고 보좌관들이 특정인을 찍어서 일 못 한다고 하면 다시는 다른 방(의원실)으로도 옮기기 힘든 구조"라며 "주변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당해서 울면서 상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밖으로 표출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서관은 "일부 질 나쁜 보좌관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인턴이나 어린 비서들에게 일을 가르쳐 준다면서 술자리를 데리고 다니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고, 취업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좌진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성희롱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제 국회 직원 페이스북 페이지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최근 들어 미투 관련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미투 운동 정치권에서 응원하는 것 보면 남 눈의 티끌을 욕하기 전에 제 눈의 들보부터 뽑으라고 말하고 싶다"며 "국회 내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손버릇 더럽기로 유명한 사람 몇몇 아직 국회 잘 다니고 있더라고요. 영감(의원)들 중에 자기 방에서 성추행 일어났다는 거 뻔히 알면서도 피해자를 내보내고 가해자는 계속 두고 있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라는 글도 올라와 '부글부글'하고 있는 국회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이런 글들은 모두 익명이다. 인맥으로 취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국회 특성상 피해를 봐도 생계를 우려해 실명을 그대로 밝힌 것은 직업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상황과 똑같기 때문.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 안희정 충남지사 사표 수리

한편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정은 6·13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새 도지사의 취임(7월 1일) 직전까지 남궁영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도의회는 이날 오전 도 인재육성과로부터 받은 안희정 지사 사임통지서를 바로 결재했다. 관련 내용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앞서 안희정 지사는 비서실 직원을 통해 도에 사표를 제출했다. 안희정 지사가 제출한 통지서에는 "충남도지사 직을 개인 신상을 이유로 사임하고자 하니 양지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안희정 뿐 아니라 윤원철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비서실장, 미디어센터장, 정무·수행 비서 등 정무직 10여명도 이날 일괄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안희정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