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타이어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중국 더블스타와 협상 중에 있다고 공개했습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를 국내 은행들이 회생시키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매각을 위해 노조가 양보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종학 기자
<기자>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에 대한 매각 추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과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는 오늘(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채권단 체제에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며 더블스타 매각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블스타는 중국 내 트럭, 버스 타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전세계 시장에서 34위권인데,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승용 타이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산업은행과 협상 중에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통상 M&A 거래에서 협상 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관행을 깨고 매각 계획을 밝힌 건 그만큼 다른 회생 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열악한 품질 경쟁력과 높은 인건비, 타이어 생산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투입돼 차라리 회사를 청산하는 게 낫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입니다.
금호타이어는 낮은 생산성, 저품질 제품, 고임금 구조, 중국 사업 부진이 겹쳐 2014년 1,316억원 당기순이익 흑자이던 것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입었습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가 그동안 연구개발 대신 증설에만 투자해 경쟁 업체들보다 품질이 하락했고, 과다한 차입금을 사용해 부채비율이 333%까지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2천년대들어 금호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중국 사업 투자가 늦어진데다, 2011년 중국 내 대규모 리콜사태로 인한 후유증으로 브랜드 이미지까지 추락해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결론에도 지역경제와 고용 악화를 막기 위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며, 노사가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수준의 임금 구조에 합의하면 회생 기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업은행은 다만 채권단 자율협약을 이대로 계속할 경우 최대 1조 8,500억원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데, 이 마저도 유동성만 공급하는 것일 뿐 중국 법인의 경영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대현 수석부행장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면 경영 안정과 함께 매년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노사간 자구안 마련이 절대적이라고 호소했습니다.
현재 더블스타는 약 6,463억원을 투자해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하는 방안을 채권단과 협의 중에 있으며, 3년간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부행장은 더블스타로 지분을 매각하면 시설투자까지 포함해 8,500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온다며 이를 바탕으로 5년간 국내 공장도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는 물론 다른 투자회사들과 협상에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협상 사실을 공개한 건, 그만큼 남아있는 대안이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 매각에 끝내 반대할 경우 현재 다른 대안이 없다며 최대한 신뢰 관계를 쌓아 해외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산업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