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둥 IT도 '좌불안석'...무역보복 확산 우려

입력 2018-03-02 17:14
<앵커>

철강 관세 보복 조치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가운데, 이 무역 전쟁이 우리 주력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큽니다.

IT 등 주요 수출업종에서는 이미 적신호가 켜진 분야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의 대미 스마트폰 수출은 1억달러로 1년 새 58.9% 급감했습니다.

2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9를 기다리는 수요 때문에 대미 수출이 줄어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역 전쟁' 선언에 대한 위기감이 큽니다.

한국의 2월 수출 성적표에서 미국은 우리나라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대의 수출액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지난 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 통상 압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 한 달만에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모습입니다.

넉 달 째 실업률 사상 최저,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든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 수출만큼은 빨간 불이 켜진 겁니다.

우리나라의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등 IT분야가 관세 보복으로 시작된 무역전쟁의 뒤이은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3건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살펴보면 미국이 특허 소송이라는 이른바 '비관세 장벽'을 이용한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통상 압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역전쟁으로 G2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 우리 주력산업에도 그 불똥이 튈 것이라는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