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죽은 스팩…"상장 대안 너무 많다"

입력 2018-02-28 17:09


<앵커>

비상장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 이른바 '스팩'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맞물려 직상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스팩합병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인데요.

김원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1년간 스팩합병으로 상장이 승인난 기업은 5개.

이는 전년(12곳)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입니다.

스팩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데는 스팩합병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 장점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정부의 방침에 따라)코스닥에 대한 상장 기준이 완화되고 있다. 사실상 스팩이 상장에서 가지는 차별성은 많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상장 절차가 간소화된 스팩합병 상장이 현재 상장의 문턱을 낮아지는 시장 분위기에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상장 후 2년6개월 안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되는 스팩에 대한 관심이 줄자, 시장에서 사라지는 스팩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초 3개의 스팩이 이미 상장폐지됐고, 그외 몇몇 스팩들도 현재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더불어 적자라도 성장성이 큰 기업을 상장을 시켜주는 제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스팩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

"요즘 한국거래소의 직상장 승인에 대한 까다로움이 예전보다 휠씬 유해지면서… 테슬라 요건 등이 생겨나면서 상장 기준도 낮아졌고…"

한편, 앞서 테슬라 요건을 통해 카페24가 사상 처음으로 상장한 데 더해, 올해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한 기업은 총 35개로, 역대 최대 기록(2015년·12곳)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