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CEO에 여성까지...삼성전자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입력 2018-02-23 17:12
<앵커>

삼성전자가 이사회 정원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사외이사에 외국계 CEO 출신과 여성을 영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보도에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교수가 내정됐습니다.

미국에서 유리시스템즈를 설립해 1조에 매각해 '벤처 신화'를 이룬 김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이중국적 논란이 일자 스스로 물러난 인물입니다.

김 교수는 여성 최초 법제처장을 지낸 법여성분야 권위자로 이화여대 전 총장을 역임했고,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박 교수는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힙니다.

삼성전자 이사회에 외국계 기업 CEO와 여성이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다양성과 글로벌 전략 확보 차원에서 외국계CEO와 여성을 동시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내이사 추천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실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 안팎에서는 그동안 국정농단 사태로 중단된 '뉴삼성'의 지배구조 실험이 다시 가동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겪고 있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도, 기업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편, 관심이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이사회에 불참했습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첫 이사회인 만큼 참석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다음 달 23일 삼성전자 주주총회를 전후로, 첫 공식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