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 꺾은’ 정부, 가상화폐 제도권 수용 움직임

입력 2018-02-21 17:25
수정 2018-02-21 17:42
<앵커>

가상화폐에 대해 무조건적인 금지와 억제를 외치던 정부당국이 최근 들어 완화된 입장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데요.

사실상 제도권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가상통화·암호화폐) 정책의 핸들을 꺾었습니다.

앞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가상화폐 거래금지는 정부 방침이 아니다”라고 밝힌데 이어 최흥식 금감원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상화폐 거래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거래소 폐쇄까지 언급했던 정부당국이 두 달 만에 거래 활성화로 입장을 급선회 한 겁니다.

정부당국의 이 같은 기조변화는 ‘가상통화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회 토론회(이언주 의원·최운열 의원 주최)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합리적 수준의 규제로 가상화폐를 제도화한 일본과 미국 뉴욕 주(州)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인터뷰> 강영수 / 금융위원회 가상화폐TF 팀장

“제도화라는 부분을 보게되면, 정확하게 체계를 갖고 있는 일본 같은 경우와 미국 뉴욕주 같은 경우에도 (거래소)인허가제 비트라이센스(Bit License)를 도입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는 가상화폐를 과세체계 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인터뷰> 김명규 /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다른 나라 사례도 조사하고 우리나라 법령과는 어떤 관계가 있고 실무적으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공부하고 검토하는 상황입니다. 관계부처 TF가 운영되고 있고요. ”

무조건 금지라는 상황 속에 그동안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ICO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제도화 방향이 언급됐습니다.

<인터뷰> 이종렬 / 한국은행 전자금융부장

“ICO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처럼 증권관련법을 적용해서 엄격히 규제하든지. ICO에 대한 규제를 할 때는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면 좋지 않을까.”

주요 금융선진국들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산업 육성에 나선가운데 우리나라도 제도권으로 수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겁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새로운 개념인 만큼 현행법의 틀에 담으려 고집하기보다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