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뒤에서' 합의 시도?

입력 2018-02-21 09:15
'성추행 논란' 오태석, 극단 목화 단원 통해 피해자 접촉 시도

연극계 '미투', 이번엔 오태석 지목.."축축한 손이 바쁘게 움직였죠"

원로 연출가 오태석 성추행 의혹 "입장 발표 연기 연락 두절"



오태석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틀 연속 뜨겁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연출가 오태석(78)이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극단 목화의 단원을 통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와 접촉한 것으로 복수의 언론들이 전하고 있기 때문. 사실상 뒤에서 합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오태석은 이 때문에 이틀 연속 주요 포털 실검 상위권에 올랐으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뜨겁다. 오태석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오태석은 전날 잠적한 채 아직까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태석이 지난 16일 극단 목화 단원 B씨와 만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 것. 오태석이 국민과 피해자 앞에서 공개적인 사과보다 탈출구를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보도에 따르면 오태석은 통화를 통해 피해자에 대해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성추행 피해자는 “오태석 연출가와 1대1로 만나 사과를 받는 게 핵심이 아니”라며 거부했고, 피해자와의 합의에 이처럼 실패한 오태석은 전날 기자회견을 피하고 외부와 연락을 두절한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오태석 연출가는 지난 주말 "20일 오후 2시 기자들과 만나 내 입을 통해 직접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극단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오태석 입장 표명은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오태석 대표의 성추행 의혹은 배우 출신의 A씨가 지난 15일 'ㅇㅌㅅ'이란 이니셜로 SNS에 오태석의 과거 행적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각종 보도 등에 따르면 오태석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A씨는 '대학로의 갈비집 상 위에서는 핑크빛 삼겹살이 불판 위에 춤을 추고, 상 아래에서는 나와 당신의 허벅지,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꼬집고, 주무르던 축축한 선생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죠'라며 '소리를 지를 수도, 뿌리칠 수도 없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앞에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 순간 우리는 그들에게 투명인간 이었어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의 손목을 낚아채며 말 했어요, 전, 선생님 딸 친구예요! 난, 그것으로 끝을 낼 수 있으리라 믿었어요. 내 앞에 앉아있던 사람들에게도 드디어 내가 보이고 들리는 기적이 일어난 듯 했어요, 내 앞에 그 선배가 나와 눈을 맞추고 말했어요, "니가 걔 친구냐? 세상에 세월 빠르네" 그들은 너털 웃음과 함께 술잔을 비웠고 난, 또다시 투명인간이 되었어요'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명예를 목숨처럼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당신께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예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 시간 이후 저를 향한 그 어떤 회유와 조정, 갈무리….일체의 시도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었기를 바랍니다…단 한번만이라도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오태석 성추행의 폭로는 계속 이어졌다. 과거 극단에서 활동했다는 여성 B씨도 자신의 SNS을 통해 오태석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스물 셋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극판을 기웃거리게 된 나는,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극단의 뒷풀이에 참석했다. 그 연출가는 술잔을 들이키는 행위와 내 허벅지와 사타구니 부근을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고 썼다. '백마강 달밤에'는 오태석 연출가의 대표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극계 '미투'를 통해 오태석의 치부가 계속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원로 연출가 오태석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입장 발표가 연기되고 심지어 연락마저 두절되면서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태석은 과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끊임없는 창작 비결에 대해 "시대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오태석은 당시 "시대와 같이 가는 거죠. 이렇게 복잡하고 모두 다 잘났다고 하는 나라가 어디 있어요. 엄청나게 많은 글이 나와야 하는 나라예요. 아이엠에프(IMF) 때는 나라가 어렵다니 모두 금붙이를 내놓는 나라인가 하면 '나 아니면 다 죽어라' 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들도 우리나라에서는 한 달 지나면 새로운 일도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오태석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