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비상상황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출근길에 공기가 많이 달라졌죠? 올 겨울 유난히 춥고 길었습니다만 그래도 이젠 정말 겨울이 거진 끝나 가는 가 봅니다. 피부에 와 닫는 공기가 설 명절 전과는 사뭇 다르더군요.
이젠 정말 봄이 시작됐지만 정반대로 엄동설한 같은 데가 있죠? 바로 미국으로부터 불어오는 보호무역주의의 북풍한설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 가드를 발동한 데 이어 또 다시 철강재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에 나섰습니다.
관세부과 이유가 가관입니다.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수입 품목에 무역 제재를 가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로 건 건데요, 보호무역 주의에 미국의 안보를 갖다 부친 건데 이 정도면 트럼프 보호무역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더 충격적인 것은 이 관세부과 대상국에 일본도 대만도 그리고 독일도 없고 더구나 미국의 최대 철강 수입국인 캐나다도 빠져있는데 우리나라는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우리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이 자국의 안보에 우리의 철강재가 위협이 된다고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나선거란 얘깁니다. 여기에 한국 지엠은 군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고 한국의 산업은행에 증자에 참여해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 해에 1조나 적자를 보고 있고 자본잠식이 되어있으니 계속 영업을 하려면 증자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여기에 우리 산업은행이 5천억이든 6천억이든 증자에 참여한들 이 돈으로 몇 년을 더 버팉지도 모르겠는데 우리 정부가 실사 좀 하자는데도 한국 지엠은 시큰둥하죠.
우리 언론이 이 사태를 먹튀라는 표현을 쓰던데 아직까지 그럴 상황은 아니죠. 차라리 사업실패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겁니다. 수 조원의 손실을 본 GM에 대해 먹튀라고 하면 그들의 입장에서도 빈정 상하겠죠.
그런데 군산 공장의 폐쇄선언과 자금 지원 요청, 세금 감면을 치고 나온 시점이 참 묘합니다. 6월에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대량실업 사태를 어떻게 하든 막아보려고 할 것이고 트럼프는 트럼프 대로 GM이 돌아온다고 환영을 하고 있으니 어떤 면으로 보나 한국이 어렵게 된 상황이라는 거죠.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을 계속 흘려온 트럼프는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로 고양시킨 다음 우리에게 전방위적인 무역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재 협상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의 대미 수출 실질적으로 어려워집니다.
더 나아가 미국의 최종적인 무역 보복의 목표는 중국입니다. 중국이 불편해지면 우리도 중국과 지금 보다 더 불편해 질 수도 있습니다.
자 이제 공은 우리 정부에 와있습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기 위해 통상 분야에서는 다소 낮은 자세를 견지했던 입장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트럼프는 우리를 더 쉬이 보고 어디까지 갈지 모릅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주문했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취임 후 통상 현안 발언으로는 가장 강도 높은 수위인데 지금껏 청와대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해 이른바 '로키'(low-key)로 대응했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안보의 논리와 통상의 논리는 다르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인 건데 큰 방향에서 맞는 생각입니다. 다만 우리 업계도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역발상의 준비들을 기업도 근로자도 그리고 정부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GM이 군산 공장 폐쇄한다고 나왔고 우리는 그 많은 근로자들의 실업과 협력 업체 직원들의 고난이 예상이 됩니다. 역발상으로 이 공장 살 우리 기업 과연 없습니까? 테슬라가 단기간에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었던 건 금융위기 때 헐값에 나온 자동차 라인을 확보해서 가능했던 것이듯 우리 기업들이 전기차, 인공지능차 준비를 위해 투자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차라리 이런 기업에 우리 정부가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닐까요?
비상상황입니다. 비상한 대처가 긴요한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