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시장 이전, 전국 최대 5일장 어디로?

입력 2018-02-19 19:44
수정 2018-02-19 19:53


지난 1990년 이후 경기도 성남시 대원천 하류 복개지 위에서 5일(끝자리 4·9일)마다 빠짐없이 열려온 모란장이 19일 현 장터에서의 마지막 좌판을 접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오일장인 모란장은 개장 28년 만에 현 장터 바로 옆 중원구 성남동 여수 공공주택지구 내 주차장 부지로 옮겨 24일 새 출발을 한다.

모란장은 주말을 끼고 장이 서는 날에는 길이 350m, 폭 30m, 면적 1만2천여㎡ 규모의 복개지 위에 최대 10만명의 고객이 모여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곳에서 50년 가까이 잡곡·견과류를 판매해 온 한 상인(78)은 "30대 초반에 여기서 장사를 시작해 아들 4형제를 다 키웠는데 장터를 옮기라고 하니 섭섭하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부터 단골들한테는 새 장터로 옮겨가도 가게 이름 보고 잘 찾아오라고 몇 번씩 당부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반찬거리를 사려고 이날 장을 찾은 박모(66·경기 광주)씨는 "버스를 타면 30분이면 올 수 있어 자주 찾던 시장인데 이전해도 가까운 곳으로 간다니 이용하는 데 별다른 불편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설 연휴 직후 장이 열린 탓에 손님들의 발길은 평소보다 뜸했고 활기도 덜했다.

장터 이전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인지 상인들은 이런저런 불만을 토해냈다.

한 상인은 "새 장터로 옮기면 공설시장 사용 규정에 따라 시가 사용보증금과 월 사용료 6개월 치를 한꺼번에 내라고 하는데 금액이 많고 적음을 떠나 월세는 매달 징수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상인은 "장사를 준비할 때 상인들이 각자 구역에 차를 대고 짐을 부릴 텐데 모퉁이 구역은 협소한 탓에 차량 동선조차 잘 안 나와 상인들의 불만이 많다"고 했다.

성남시는 모란장 이전 개장을 앞두고 지난달 말에서 올해 초 사이 두 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지만추가로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설시장 관리 및 운영조례'에 따라 앞으로 모란장 상인들에게는 점포 면적에 따라 연 10만9천원(6㎡)∼29만2천원(16㎡)의 보증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월 9천∼2만2천원의 사용료 역시 조례에 근거해 6개월 치를 한꺼번에 분기별로 징수한다는 방침이다.

새 장터에서는 상인 635명이 영업하게 된다.

새 장터는 현 장터보다 1만375㎡가 더 넓은 2만2천575㎡ 규모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다목적지원센터를 비롯해 화장실, 야간 조명탑, 장날 상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수도·전기 시설 등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