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떨이? 오스트리아는 '흡연천국' 남기로

입력 2018-02-15 21:57


대다수 서방 국가들이 술집이나 식당에서 흡연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이런 추세에 거꾸로 가는 정책 결단을 내리면서 서방의 마지막 '흡연 천국'으로 자리 잡을 태세다.

1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올해 5월부터 시행될 요식업소 전면 금연 정책을 새로 집권한 정권이 폐지했다.

이를 주도한 인물은 우파 국민당과의 연립정부에 참여한 극우 자유당의 당수인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다.

흡연자인 슈트라헤 부총리는 지난달 의회에서 식당 내 끽연이 선택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슈트라헤 부총리는 흡연석을 만들고 싶다면 식당 업주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커피와 함께 담배, 시가, 파이프를 즐기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의료계는 정부의 이번 방침에 경악했다.

빈 의대 만프레트 노이베르거 명예교수는 "공공보건 재앙"이라며 혀를 찼다.

노이베르거 교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이건 담배 산업의 승리이고 새 정부 때문에 오스트리아가 유럽의 재떨이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른 고소득 국가들과 비교할 때 오스트리아 젊은이들의 흡연율이 이미 부끄러울 정도로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6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1994년 이후 15세 어린이 흡연율 1위를 유지했다.

빈 내과의사협회와 오스트리아 암 지원협회는 정부에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탄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토마스 체케레스 내과의사협회 회장은 "정부가 왜 퇴행적으로 흡연을 허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체케레스 회장은 "우리는 흡연이 심각한 심장마비, 암을 일으킨다는 점, 식당과 술집에서 흡연이 금지되는 국가에서 종업원들이 보호되고 전체 국민이 더 건강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빈 중심가에 있는 많은 유명한 카페에서는 예고된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이미 금연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연기가 자욱한 곳들도 있다.

대형 식당은 흡연석과 비흡연석을 분리해야 하지만 두 구역을 문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규정이 널리 무시되고 있다. 소형 식당은 흡연, 비흡연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