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 北 황병서 추정인물, 공식행사에 다시 등장

입력 2018-02-15 21:43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지내다가 최근 실각한 것으로 알려진 황병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식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15일 포착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6돌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녹화 중계했다.

이 영상에서 황병서로 추정되는 인물이 노동당 간부들이 앉아있는 행사장 객석에 자리 잡은 모습이 확인됐다.

북한 TV에서 확인된 인물이 황병서라면 그가 사상 교육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국정원은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다"면서 "검열 결과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현재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사상 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황병서는 군 총정치국장 재임 시절인 지난해 10월 12일 만경대혁명학원 창립 70돌 기념보고대회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더는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날 중앙보고대회 영상에서는 황병서의 오른쪽 옆에 당 부부장급인 전일춘 전 노동당 39호실장이, 왼쪽 옆에는 홍승무·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들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황병서는 군복을 벗고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영상에서 확인된 인물이 황병서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있는 사람들을 봤을 때 황병서는 노동당 부부장급으로 복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병서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출신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생모 고용희의 생전에 그의 신임을 받으며 일찍부터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군사 담당)으로 소개되며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던 황병서는 2010년 9월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은 위원장이 대장 칭호를 받을 때 군 중장(별 2개) 칭호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김정은 체제 들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한 황병서는 2014년 5월에는 최룡해의 후임으로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 군 계급도 대장을 거쳐 차수(대장 위의 계급)까지 올랐다.

이와 함께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자리까지 꿰차며 황병서는 한때 김정은 정권의 '2인자'로까지 불렸지만, 작년 10월 군 총정치국에 대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통해 처벌을 받으면서 정치적으로 추락했다.

황병서가 강한 처벌을 받은 다른 총정치국 간부들과 달리 비교적 빨리 중앙 정치무대에 복귀했다면 이는 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