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엘리자베스 2세 이을 '영연방 수장' 논의 착수돼"

입력 2018-02-13 20:24
영국연방(The Commonwealth)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91)의 뒤를 이을 '영국연방 수장'(Head of Commonwealth) 논의를 시작했다고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연방은 과거 영국 식민지들과 일부 국가들이 참여한 자유로운 연합체로서, 현재 영국, 호주, 캐나다 등 53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 중 13개국의 '국가원수'를 겸한다.



BBC는 영국연방이 산하 회원국 각료 출신 7인으로 구성된 "고위급 그룹"을 구성했다며 자체 예산과 직원들을 둔 이 그룹이 공식적으로는 영국연방의 지배구조 문제를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영국연방 사무총장 임명방식, 사무국 예산·운영, 회원국 내 정부지도자와 행정부의 권력 균형 등이 공식적인 논의 주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위 소식통들은 이 그룹이 여왕 서거 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불쾌하지만 (영국연방 수장) 후임 문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BC는 자체 입수한 문서를 인용, "논의는 첫 회의에서 제기된 사안들과 더욱 광범위한 영국연방 지배구조 관련 사안들이 고려될 것"이라고 적혀 이 그룹이 임무를 단순한 행정상 변경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그룹이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리는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논의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번 회의는 엘리자베스 2세가 참석하는 마지막 영국연방정상회의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번 정상회의에 상정되는 공식 안건은 "광범위한 지배구조 사안들"로서 이를 두고 내부자들은 영국연방 수장의 후임 규정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정상들이 정상회의에 예정된 공식 회의에서가 아니라 윈저 성에서 관리들이 배석하지 않은 채 따로 회합하는 시간에 수장 후임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부친 조지 6세로부터 수장 직을 물려받았지만 소장직이 찰스 왕자에게 자동으로 이양되는 것은 아니다.

여왕이 서거하면 영국연방 정상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공식 절차가 없다.

많은 영국연방 정상들이 찰스 왕자 이외 현실적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영국연방의 민주적 신임을 개선하기 위해 상징적인 지도자를 선출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적이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여왕은 지난 2015년 열린 영국연방정상회의에서 찰스 왕자가 영국연방 수장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