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잇따른 미분양 사태로 인해 초기에 분양받은 분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피해보상 약속을 안 지키는 건설사도 문제지만, 이를 강제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7,330호에 이릅니다.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1,720호로 불과 한 달 만에 16%나 늘었습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많게는 수 쳔만 원까지 분양가를 깎아줘 제값 주고 산 기존 계약자들의 원성을 사는가 하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놓고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준다고 홍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초기 분양자에게 안심분양보증 확약서까지 써주고는 나중에 나 몰라라 하는 건설사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미분양 아파트 할인 분양에 불만을 가진 기존 계약자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줄줄이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말만 되풀이합니다.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OO시청 관계자
"제재 수단은 없죠. 지금에 와서 그러는 거죠. 왜 아파트 공급을 그렇게 많이 하느냐"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꼼수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한 두 명이 아닌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홍철 /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편법을 가장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거니까 그거에 대한 책임은 공공에 있다. 근본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해결책이겠지만 정책적으로 되고 있지 않으니까 개별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감시 감독을 하는 수밖에 없죠."
편법인줄 뻔히 알면서도 방법이 없다며 수년째 수수방관하는 것은 정부 당국의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