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 고은 실명 거론 "더럽고 알량한 문학권력"

입력 2018-02-07 23:51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류근 시인이 문단 성폭행의 가해자로 고은 시인을 거명했다.

최영미 시인의 문단 내 성폭행 문제를 고발한 풍자 시 '괴물'이 7일 화제에 오르며 덩달아 시 구절 속 가해자로 칭한 'En선생'에 대해 추측이 오갔다. 이날 오후 류근 시인은 자신의 SNS에 가해자는 고은 시인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류근 시인은 게시글에서 "몰랐다고?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최영미라는 시인께서 지난가을 모 문예지의 페미니즘 특집에 청탁받아 쓴 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며 "놀랍고 지겹다"고 적었다.

류근은 "1960~19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울했던 시대에 그가 발휘했던 문학적 성취와 투쟁의 업적은 여기서 내려놓고 이야기해야겠지. 그의 온갖 비도덕적인 스캔들을 다 감싸 안으며 오늘날 그를 우리나라 문학의 대표로, 한국문학의 상징으로 옹립하고 우상화한 사람들 지금 무엇하고 있나. 마치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후 장도영 씨를 군사혁명위원회 허수아비 의장으로 내세워놓고 권력의 알맹이를 다 차지한 박정희 졸개 같은 세력들, 그들이 때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고은 시인을 떠밀어 세계인의 웃음거리로 '옹립'해 놓고 뒤에서 도대체 어떤 더럽고 알량한 '문학 권력'을 구가해 왔나"고 주장했다.

류근은 "눈앞에서 보고도, 귀로 듣고도 모른 척한 연놈들은 다 공범이고 주범이다. 눈앞에서 그 즉시 그의 손을 자르고 목을 베어야 옳았다. 괴물과 괴물의 각축이 되어서, 결국 성범죄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듯한 이 나라, 여기에 무슨 OO 내 성폭력이라는 범주가 새삼 필요한가. 온 나라가, 온 안팎이 성폭력에 징집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지난 6일 최영미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날 등단 후 목격한 피해 사례를 낱낱이 공개했다. 최영미의 주장에 따르면 추행은 주로 회식자리에서 이어졌으며, 평론가나 중견 문인, 문예지 편집위원 등이 젊은 여성 문인을 상대로 성적 요구를 해왔다. 피해자는 수십 명에 달하며, 본인도 이 같은 요구를 숱하게 받았다고. 앞서 최영미는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의 겨울 특집호에 이번 사건을 고발하는 '괴물'이라는 제목의 풍자 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