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파격 이상의 파격"

입력 2018-02-07 16:20
통일부 "北, 고위급대표단에 김여정 포함…최휘·리선권도 방남"

김여정 왜? 정부 "북 대표단 당·정부·체육계 관련 인사로 의미있게 구성"



김여정이 한국을 찾는다. 다소 파격적이다. 김여정의 방한은 사실상 김정은의 방한과 일맥상통한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대표단 단원으로 방남한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일원이 남쪽 땅을 밟은 것은 김여정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김여정은 주요 포털 실검 1위에 올랐으며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통일부는 7일 오후 북한이 이같은 고위급대표단 단원 명단을 우리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여정 외에 리택건, 김성혜 등 16명의 보장성원과 기자 3명이 포함됐다고 통일부는 덧붙였다.

통일부는 김여정 방문과 관련 "북한의 이번 고위급대표단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취지에 부합되게 노동당, 정부, 체육계 관련 인사로 의미있게 구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은 관련 직책과 다른 외국 정상의 가족들이 축하 사절단으로 파견되는 사례도 함께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단원 3명, 지원인원 1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9∼11일 우리측 지역을 방문할 계획임을 알려온 바 있다.

이처럼 평창 동계올림픽에 올 북한 고위급대표단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정해진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대표단원에 포함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김여정은 지난 5일 평양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각별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삼지연관현악단의 남한행을 직접 배웅하기도 했다. 그는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 바로 옆에 자리해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김여정은 작년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르면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빠르게 고속승진을 하는 인물은 김여정으로 볼 수 있다"며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혈육으로서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990년대 후반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스위스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런 과정에서 여동생에 대한 오빠의 사랑이 각별해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쓴소리를 마다치 않고 할 수 있는 인물은 김여정이 유일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이방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고위급대표단에 북한 권력의 2인자이기는 하지만 직언을 하는 데 부담이 있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포함되는 것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포함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당 부장을 지낸 여동생 김경희와 오버랩되지만 김여정의 실질적 역할은 고모인 김경희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김여정은 유학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고려호텔 등 일종의 안가에서 프랑스 등 외국인 초빙교사로부터 불어와 영어 등 외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민은 "김여정은 고용희의 세 자녀 중에서 제일 똑똑하고 영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아마 남자였다면 그가 권력을 물려받았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적 감각이나 모든 면에서 제일 낫다는 평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과정을 거치다 보니 외국의 문물에도 밝고 해외 정세에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남쪽을 방문함에 따라,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정치적 무게감이 크게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표단원으로 오게 되면서, 김 상임위원장의 회담이나 면담 등 다양한 정치적 일정에 배석할 가능성이 크며 현재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각국 정상의 우려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김여정이 평양으로 귀환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국제사회의 다양한 우려와 기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