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이 성폭력을 고발하며 '괴물'에서 밝힌 'En선생'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12월 계간 문예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이 시에는 성추행을 일삼는 가해자 'En선생'의 행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실질적으로 작가 'En선생'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속의 그려지는 여러 표현들로 인해 특정 시인이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류근 시인이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는 골자의 장문의 글로 실명을 공개했다.
류근 시인은 자신의 SNS에 “놀랍고 지겹다”면서 “60~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 소위 ‘문단’ 근처에라도 기웃거린 내 또래 이상의 문인 가운데 고은 시인의 기행과 비행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다.
이어 “위선과 비겁은 문학의 언어가 아니다. 최영미 시인의 새삼스럽지도 않은 고발에 편승해 다시 이빨을 곤두세우고 있는 문인·언론도 반성해야 한다”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도 모른 척한 이들은 다 공범이고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고은 시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30여 년 전 어느 출판사 송년회였던 것 같은데, 여러 문인들이 같이 있는 공개된 자리였고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며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전했다.
최영미 시인은 JTBC '뉴스룸'을 통해 En선생과 관련해 “구차한 변명”이라며 “그는 상습범이다.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는 행위에 더이상 참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한다(ceci****)", "원로시인의 상습적인 성추행이라니 참담하다(qudd****)", "직책과 직위를 이용한 성추행은 처벌해야 마땅하다(gent****)"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온라인 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사진 류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