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당 죽이기? 일각 "민평당 사주"

입력 2018-02-07 13:45
수정 2018-02-07 13:48
국민-바른 통합당, '미래당' 사용 못해..새 당명 찾아야(종합)

국민-바른 통합신당 명칭 '미래당' 못쓴다..양당 당혹

우리미래 측 "안철수, 다 알면서 '미래당' 당명 빼앗아"



미래당의 미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신당의 명칭으로 정한 '미래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이 7일 나와 주목된다. 미래당 이름을 못쓰게 되자, 양당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앞서 원외정당인 '우리미래'는 '미래당'을 약칭으로 쓰겠다고 지난 5일 선관위에 신청했고, 같은 날 국민의당도 약칭을 '미래당'으로 사용하겠다고 신청 한 바 있다.

선관위는 회의에서 우리미래와 국민의당이 각각 정당 약칭으로 미래당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사안을 논의한 결과 우리미래의 약칭 등록을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앞으로 미래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선관위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약칭으로 미래당을 쓰겠다고 신청한 것에 대해 약칭의 통상적인 용법과 의미, 등록정당의 전례, 일반의 법 상식 등을 기초로 할 때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약칭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결정에 대해서 미래당 당명과 관련 "선관위 측과 사전 검토를 한 것으로 아는데 안타깝다"면서 "추후 대책을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선관위의 결정이 몹시 안타깝다"며 "우리미래라는 당이 그동안 약칭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미래당이란 명칭이 결정되면서 약칭을 등록한 것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언론에 따르면 민평당 당원이 그런 것을 사주했다는데 정말 그랬다면 미래당 창당 업무를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고 (오후에) 통추위 회의가 있기 때문에 거기서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날 '우리미래' 김소희 대변인은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우리미래를) 몰랐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3월 20일 선관위 등록된 날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지금 자문위원장으로 계시는데 그날 (안철수 대표가) 저희와 함께 정책토론회를 해서 청년정치인 응원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안철수 대표가 우리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미래당 결정할 당시 저희에게 사전 연락을 주지 않았다"라며 "지금 저희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1인 피켓 시위 중이다"라고 일갈했다.

민주 "사실은 한 뿌리" 민평당에 러브콜…미래당엔 견제구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민주평화당(민평당)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미래당에는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국민의당이 미래당과 민평당으로 나뉘는 상황에서 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춰나갈 것으로 전망되자 민평당을 우군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본격화하는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7일 "민주당과 민평당은 정책 내용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면서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DJ정신을 공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한 뿌리"라고 말했다.

또 대북 정책 측면에서 보조를 맞추면서 다른 개혁적 정책에도 공조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민주당은 선거구제 개편을 연결고리로 개헌문제와 관련해서도 민평당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름마저 사라지게 될 미래당에 대해선 손사래를 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 통합신당인 미래당은 출범도 전에 견제하는 모습이다. 미래당이 앞으로 정책적 차별화를 꾀하면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은 전날 "현 제1야당의 지도력이 히틀러식 막가파 정치라면 미래당 안철수 대표의 새 정치는 이미 썩은 정치가 됐다"면서 "히틀러식 막가파 정치와 썩은 정치는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지만 결국은 연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는 국회 의석구조를 염두에 둔 것이다. 미래당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평당(15명)의 손을 잡아야 과반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당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