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봉 92호 "북한 스타들 멋 냈나요?"

입력 2018-02-07 09:58
만경봉 92호 북한 예술단, 공연 앞두고 강릉아트센터 첫 점검

만경봉 92호 시선집중...8일 남한 첫 공연 앞서 리허설 예정



만경봉 92호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첫 공연을 펼칠 강릉아트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들이 만경봉 92호에서 하선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기 때문.

만경봉 92호는 이 때문에 이 시간 현재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만경봉 92호에서 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단원 140여 명은 6일 오전 9시20분 강릉 올림픽파크 인근의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해 공연을 펼칠 사임당홀로 향했다.

만경봉 92호에서 모습을 드러낸 여성 예술단원들은 전날 평양에서 출발할 때와 같이 선홍색의 외투와 검은색 목도리, 검은색 털모자, 굽 높은 부츠 등으로 멋을 낸 모습이다.

전날 여객선 만경봉 92호로 원산항을 떠난 예술단원들은 오후 5시께 동해 묵호항에 정박한 뒤 하선하지 않고 배에서 하룻밤을 묵고서, 이날 오전 8시30분께 5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예술단원들은 하루 종일 강릉아트센터에 머물면서 8일 있을 공연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현장 리허설을 할 기회가 하루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초 전날 묵호항에 도착한 직후 강릉으로 옮겨와 바로 공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공연 준비를 미뤄 뱃멀미 등 여독 때문에 만경봉 92호에서 휴식을 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무대에는 삼지연관현악단 본대보다 하루 앞서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온 선발대 23명이 미리 세팅해 둔 무대 설비와 장비가 갖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대는 5일 자정부터 밤을 새우며 무대 설치 작업을 했으며, 다음날 낮에도 식사를 도시락으로 해결하며 작업을 계속해 오후 3~4시까지께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는 뒤편에 관현악밴드를 배치하고 앞쪽에 노래하고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두는 북한 예술단의 일반적인 공연 무대와 비슷하게 꾸며졌고, 레이저 조명 장비 등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지연관현악단은 평창올릭픽 개막 전날인 8일 오후 8시 강릉 공연을 한 후 서울로 이동해 11일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고서 만경봉 92호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 6~7개의 북한 예술단에서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 무용수를 뽑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당시 북한 예술단이 동행해 공연한 이후 15년 6개월 만이며, 실제 공연에 참여하는 북한 예술단원만 140여 명으로 규모도 역대 최대다.

北통신, 예술단 묵호항 도착 보도…보수단체 시위 비난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측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이 전날 강원도 동해 묵호항에 도착한 사실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오전 '우리 예술단 남조선의 묵호항 도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 축하공연을 위하여 만경봉 92호를 타고 원산항을 떠난 우리 예술단이 6일 오후 남조선의 묵호항에 도착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우리 예술단은 8일 강릉에서 진행할 축하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별도의 '친미 사대와 동족 대결에 이골이 난 정신병자들의 발광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에서의 보도들'을 인용하며 만경봉 92호 도착 당시 묵호항에서 벌어진 일부 보수단체의 반대시위를 거론한 뒤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

통신은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축하공연을 위하여 묵호항에 도착한 우리 예술단의 면전에서 천추에 용납 못 할 치 떨리는 동족 대결 광대극을 벌여 놓았다"며 "우리의 최고 존엄을 감히 모독하고 공화국기와 통일기를 불태우는 극악무도한 만행까지 서슴없이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족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찾아간 사절들에게 꽃다발을 안겨주지는 못할망정 웃는 낯에 침을 뱉는 격의 불망종짓을 하였으니 이야말로 사람이기를 그만둔 인간쓰레기들, 짐승만도 못한 무지 무도한 깡패 무리"라고 주장했다.

만경봉 92호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