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국내외 규제로 타격을 입으면서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거품 사이클' 상 막바지인 금융경색 단계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 브리프에 게재된 '최근 비트코인 가격급락 현상과 가상통화 생태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으며 사이클상 대폭락 직전인 금융경색 단계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가 창안한 거품의 생성·붕괴에 관한 신용 사이클 모델에 따르면, 통상 거품은 대체, 호황, 도취, 금융경색, 대폭락 등 다섯 단계를 거친다.
대체 단계는 블록체인처럼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했을 때 발생하며, 투자자가 점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호황과 도취로 이어진다.
도취 단계에 이르면 투자자들은 뒤처질 수 없다는 조바심과 더 큰 차익을 기대하는 마음 탓에 비트코인을 사들인다.
이광상 연구원은 비트코인 시장의 경우 이미 지난해 11월 시점에 도취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11월께 1천만원을 돌파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1천만원을, 12월에는 2천만원을 넘겼고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1월에는 2천661만6천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세계 각국이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했고 최근에는 투자심리마저 위축되면서 순식간에 상승세가 꺾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2일 한때 781만2천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제는 비트코인이 가격 상승에 의구심이 생기는 금융경색 단계로 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콘보이 인베스트먼트 창업자인 하워드 왕과 영국 가상화폐 헤지펀드 프라임 팩터 캐피털의 공동창업자 애덤 그림슬리 등 전문가들도 비트코인 가격이 금융경색 단계에 상당히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