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문재인 대통령 '손' 잡을까?

입력 2018-02-05 10:14
청와대 "문 대통령, 김영남 만날 것…일대일 회담은 검토 필요"

김영남과 별도 회동 여부에 관심 집중…"北 선발대와 협의해야 할 문제"

北매체, 김영남 방남계획 보도…"올림픽 개막식 참가차 방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방남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접견해 회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문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부터 시작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며 "다만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따로 문 대통령 예방 계획을 잡는 것은 북한 선발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영남 상임위원장 방남은 최초로, 북한 최고 수반의 방한이어서 우리 정부가 어떤 일정을 가져갈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북한은 전날 밤 평창올림픽 개막일인 9일부터 2박3일간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우리 측에 전달해왔다. 대표단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제외하고 3명의 단원과 18명의 지원 인원으로 구성된다.

우선 문 대통령이 올림픽 행사장에서 자연스레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북한 선수단 및 예술단이 참여하는 이 세 일정에 모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되며,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자연스럽게 조우할 것으로 점쳐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방남하는 9∼11일에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크고 일정상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대 관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나 별도의 장소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따로 만나 회담할지에 쏠려있으나 아직 회담 시기와 형태에 대한 양측의 협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회담하자는 북한의 구체적인 요구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대표단 수장으로 보내기로 한 데 대해 "선의를 가지고 고민한 결과물로 본다"며 "북한 헌법상의 수반이 온다는 것은 대남 메시지뿐 아니라 해외에 주는 메시지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공식매체들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곧 방남할 예정이라고 5일 오전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 대표단이 남조선을 방문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 대표단이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 개막식에 참가하기 위하여 곧 남조선을 방문하게 된다"고 짧게 보도했다.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오전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관련된 같은 내용을 보도했으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5일자 2면에도 동일한 내용의 기사가 게재됐다.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을 하는 인물이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오르기 전에는 우리의 외교장관 격인 외교부장을 지냈다.

김영남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