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통과했는데”...불안한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들

입력 2018-02-02 19:13


<앵커>

여러분이 다니고 있는 회사를 정부가 범죄 집단인 것처럼 낙인찍고 전면 폐쇄해야한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관련 산업 일자리도 크게 늘고 있는데 채용된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증권사에 다니다 결혼 후 6년간 경력단절을 경험한 A씨는 얼마 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새로운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A씨 / 빗썸 직원

“저는 원래 증권업계에서 일했거든요. 생리가 비슷하면서 일을 쉽게 적응 할 수 있는 코인시장도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겠구나.”

사상 최악의 실업난을 뚫고 4차 산업혁명에 동참하고 있다는 기쁨도 잠시. 압수수색과 거래소 전면폐쇄 거론 등 마치 범죄 집단처럼 다뤄지면서 이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플러그에서 일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김덕현 씨 역시 최근 밤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덕현 / 코인플러그 직원

“저는 되게 두렵죠. 마흔이 넘어서. 거래소 폐쇄 되서 직장을 잃게 된다면 다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두려움이 크죠. 듣는 얘기가 너네 회사 괜찮냐. 너 잘리는 거 아니냐.”

가상화폐 열풍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거래소 업계에 늘어난 정규직 일자리는 대형은행 2개의 채용규모와 맞먹는 수준인 1천여 개입니다.

만약 가상화폐 거래소가 전면 폐쇄될 경우, 이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거래소 전면폐쇄를 언급하며 가상화폐 열풍 단속에만 급급했던 정부에게 이 같은 책임의식이나 고민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부 일자리위원회 관계자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관련해서 일자리 부분은 논의가 없었나?) 전혀 그런 이야기 들은 적은 없습니다.”

<인터뷰> 박지순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당한 사업장 직장인데 사후적으로 국가 정책에 의해서 거래소가 인위적으로 폐쇄될 경우, 이것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 되는 거죠. (근로자가) 예상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되면 그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볼 수 없는거죠.”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앞세운 정부가 오히려 고용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제는 거래소 전면폐쇄와 관련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한다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