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반대한 트럼프...北 타격 반대 때문?

입력 2018-01-31 09:44
빅터 차 주한미대사 내정자 중도낙마…"북핵·한미FTA 이견"

빅터 차 철회, WP "트럼프 대북정책에 개인적 이견 표명한 뒤 지명 물건너가"

빅터 차, 북한 제한적 타격 '코피 작전'·한미 FTA 파기 반대하다 '아웃'된 듯

평창 앞두고 주한 미대사 내정철회…공백 장기화될 듯



빅터 차 주한미대사 내정자의 중도 낙마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30일(현지시간) 주한 미국 대사직에서 내정 철회된 것.

빅터 차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한 달 전 한국 정부로부터 임명동의(아그레망)까지 받은 한국계인 빅터 차 석좌는 북핵에 대한 대처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둘러싼 백악관과의 이견 탓에 결국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당초 주한 미 대사로 선택한 빅터 차 석좌가 지난해 1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개인적인 이견을 표명한 뒤 더는 지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또 "빅터 차 석좌가 광범위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북한에 제한적 타격을 가하는 방안, 즉 '코피 전략'으로 알려진 위험한 개념을 놓고 미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에게 우려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WP는 "빅터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들에 불공정하다고 해온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미 행정부가 파기하려고 위협하는 것에도 반대했다"며 "미 행정부는 지난주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 수입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해 한국 정부로부터 비판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관리를 인용해 "백악관 전직 관리였던 빅터 차가 주한 미국 대사직에 더는 고려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앞서 당초 미 행정부는 신임 주한대사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를 내정,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을 요청했으며 한국 정부는 곧바로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빅터 차 석좌가 한 달여 전에 한국 정부로부터 임명동의(아그레망)를 받았는데도 정식 부임을 위한 미국의 가시적인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미국이 내정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WP는 "빅터 차 석좌의 지명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탈선'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이 수개월째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유엔은 북한의 계속된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에 대해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경제제재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