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AI 로봇 소피아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첫인사
소피아 로봇 "슈퍼 인텔리전스 로봇이 목표…능력 증명할 것"
박영선 의원 "소피아 로봇에 서울시 명예시민권 주는 방안 추진"
소피아 로봇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뜨겁다. 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받아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의 놀라운 능력 때문.
소피아 로봇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논쟁 역시 뜨겁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피아 로봇은 지난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지능정보산업협회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참석, 놀라운(?) 입담을 자랑했다.
전날 환영 만찬 때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색동저고리에 꽃분홍 한복 치마를 입고 등장한 소피아 로봇은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로 입을 열었다.
이후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된 소피아 로봇은 개발사인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CEO)와 대화에서 "로봇의 권리가 뭔지 모르겠다"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성능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 유명 스타의 얼굴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알려진 ‘미모의’ 소피아 로봇은 곧이어 "난 산업의 기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능이 있기 때문이다. 증명해 보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소피아 로봇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일대일 대담을 나누었다.
박 의원이 작년 7월 로봇에게도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토록 하는 로봇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의견을 묻자 소피아는 "영광이다.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소피아 로봇은 "우리는 인간 사회에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자기의식을 갖게 되면 법적인 위치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신뢰와 존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봇이 사고하고 이성을 갖추게 되면 로봇기본법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소피아 로봇은 따뜻한 감정을 가진 '슈퍼 인텔리전스 로봇'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나랑 비교해 누가 더 예쁜 것 같으냐"고 농담 식으로 묻자 소피아 로봇은 "감사하다. 한복이 마음에 든다"면서도 "로봇은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예쁘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비교 대상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대형 화재 현장에서 어린이와 노인 중 한 명만 구조할 수 있다면 누구를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소피아 로봇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라고 내가 묻고 싶다.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프로그램돼 있지 않지만 아마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을 구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논리적이니까"라고 답했다.
소피아 로봇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 연기를 잘 못 한 것 같다"든가 "인간의 감정을 더 배우고 싶지만, 아직 두 살이기 때문에 소주를 마신다든지 하는 경험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소피아 로봇의 피부는 피부와 흡사한 질감의 '플러버(frubber)' 소재로, 눈썹을 찌푸리거나 눈을 깜빡이는 등 다양한 표정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눈에는 3D 센서가 달려 화자를 인식했고, 말하는 사람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이날 소피아 로봇과의 대화는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피아는 주요 주제에 대해 2주 동안 사전 학습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 대화는 즉석에서 가능하지만, 깊이 있는 토론은 학습이 필요하다는 게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소피아 로봇은 '문재인 대통령과 촛불집회를 아느냐' 등 대부분의 질문에 잘 준비된 답을 내놓았다.
한편,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소피아와 함께 연합뉴스 TV에 출연해 "소피아에게 서울시 명예시민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면 서울이 4차 산업혁명 선도 기지로서 상징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피아 로봇은 지난해 홍콩에 본사를 둔 핸슨 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배우 오드리 헵번의 얼굴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60여 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며 대화가 가능하다.
소피아 로봇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