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공연 취소, 당혹스런 정부

입력 2018-01-30 14:24
北 "금강산 공연 취소"..정부 "일방 통보 매우 유감"

금강산 공연 취소에도 마식령훈련은 '예정대로 진행' 분위기

금강산 공연 취소, 통일부 "마식령 공동훈련, 예정된 대로 진행될 것"



금강산 공연 취소에도 마식령 훈련은 진행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이 내달 4일로 예정됐던 금강산 남북합동문화행사를 돌연 취소하면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개막일 전후 줄줄이 예정된 일정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금강산 공연 취소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으며 이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뜨겁다.

일단 이르면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시작될 예정인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은 금강산 공연 취소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선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북한은 29일 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도 그보다 앞서 이뤄질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에 대해서는 어찌된 일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금강산 공연 취소를 두고선 다양한 해석과 추측,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과 관련해 "북한의 별다른 특이 동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합의된 대로 예정된 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고 내부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마식령스키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공동훈련 뒤 귀환할 전세기에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스키 선수 등도 타고 올 예정인 점도 마식령 행사는 쉽게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말고도 이행만 남은 남북 합의사항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북한 예술단이 내달 6일 방남해 8일과 11일 각각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하기로 돼 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 역시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7일 방남해 서울과 평창에서 1차례씩 시범공연을 하기로 합의돼 있다.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 모두 북측 선발대의 시설점검까지 이뤄져 세부 조율만 남은 상태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이 순조롭게 이어지면 이후 일정에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북한이 향후 일정에 또다시 브레이크를 걸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개막 20여 일을 앞두고 남북갈등 등을 이유로 전격 철회한 적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측과 합의한 행사를 재차 문제 삼는다 하더라도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 결정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우리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상을 통해 와일드카드까지 얻어 선수단 파견을 결정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가는 문화 행사 취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금강산 공연 취소와 관련 북한의 주장대로 한국 언론의 보도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부터 북한에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다양한 의견글들을 개진 중이다.

하지만 북한의 금강산 공연 취소에 대해선 비판적 목소리가 높다. 북한이 한국의 언론자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고집하는 건, 평창올림픽을 사실상 평양올림픽으로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야권은 당장 금강산 공연 취소 사태에 대해 정부를 겨냥 “한심하다”고 일제히 비판적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금강산 공연 취소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