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전설' 이형택(42)이 정현의 4강 진출을 축하하며 "로저 페더러와 해볼만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HT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이형택 원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정현의 경기를 보면서 '와, 와' 감탄만 하다가 끝났다"며 경기를 본 소감을 밝혔다.
이형택은 2000년과 2007년 US오픈 16강까지 올라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 테니스의 전설'이다.
또 2007년 세계 랭킹 36위까지 올라 한국 선수 역대 최고 랭킹 기록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정현이 24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4강에 진출하면서 두 가지 기록을 모두 바꿔놨다.
이틀 전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꺾고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 고지에 올랐고, 이날 준준결승도 통과하면서 세계 랭킹 30위 안쪽으로 진입하는 것이 확정됐다.
이형택 원장은 "기록은 원래 깨지기 마련"이라며 "정현이 그동안 '제2의 이형택'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 누가 봐도 '제1의 정현'이 됐다"고 축하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제 '제2의 정현'이 되려는 '정현 키즈'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같이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라며 "아쉬운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지난해 11월 정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했을 때 이미 "정현이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등 톱 랭커들을 꺾는 일도 조만간 올 것 같다"고 예견했던 이 원장은 "4강에서 로저 페더러를 만나더라도 해볼 만하다"고 예상했다.
이 원장은 "로저 페더러는 사실 다른 선수들과는 상대하는 느낌이 다른 선수"라면서도 "그만큼 (정)현이도 압박을 느끼겠지만 반대로 페더러 역시 상승세의 정현을 만난다면 부담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택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