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가격 뻥튀기로 32억 '꿀꺽'…무역사기 일당 적발

입력 2018-01-23 21:23
수출물품의 대금을 부풀려 작성한 신용장에 의해 발행된 수출환 어음을 은행에 팔아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긴 무역사기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평택직할세관은 관세법상 가격조작 등 혐의로 박모(62)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하고 달아난 김모(49)씨를 지명수배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수출자 명의를 빌려주는 등 범행을 공모한 무역업체 대표 이모(43)씨 등 4명도 함께 불구속입건했다.

박씨 등은 2014년 2월과 5월 3차례에 걸쳐 인터넷 전화기와 컴퓨터 부품 등 1억원 어치의 물품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뒤 수출가격을 32배 부풀려 기재한 허위 신용장을 작성, 이에 따른 수출환 어음을 국내 은행에 매각해 3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와 달아난 김씨 등은 "큰돈을 벌 수 있으니 수출자 명의를 빌려달라"며 이씨 등 영세 무역업체 대표들을 꾀어 함께 범행하고 은행으로부터 받은 돈을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세관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세관과 공조해 박씨 등의 범행을 적발했다.

평택세관 관계자는 "박씨 등에 대한 사기 혐의는 수사권이 있는 검찰에서 적용할 것"이라며 "무역업체는 섣불리 수출자 명의를 대여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 은행은 수출환 어음 매입 심사 시 신용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