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가 다른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도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IDS 홀딩스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하던 브로커 유모씨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 전 청장과 본인의 재판에서 증인신문 도중 이같이 주장했다.
유씨는 구 전 청장에게 경찰관 윤모씨 등을 승진시켜 IDS홀딩스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경찰서로 보내달라는 인사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유씨는 이날 검찰 신문 도중 구 전 청장 외에 다른 경찰 고위 관계자 A씨에게도 돈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그는 "구 전 청장실에는 간 적이 없지만 A씨의 사무실에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500만원을 현금으로 들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검찰이 재판에서 "그 돈을 어떻게 들고 갔느냐"고 묻자 "5만원권이라 (옷) 안 주머니에 넣어서 갔다"고 말했다.
검찰이 다시 "두툼해서 표시가 날 것 같은데 걱정되지 않았나"라고 묻자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유씨는 A씨가 동향이라 사무실에 그냥 갈 수 없어서 돈을 주게 됐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수사 중인 사항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우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 김모씨를 통해 구 전 청장을 만난 것도 인사 청탁을 위해서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검찰이 "청탁하면서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도리상 돈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청탁한 경찰관들이 승진이 확정된 후 감사를 표하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고 증언했다.
유씨는 구 전 청장의 변호인이 "돈을 전달할 때 구 전 청장의 반응이 어땠냐"고 묻자 "구 전 청장이 '제가 이런 것을 받으면 되겠느냐'라고 했다. 부담스러운 표정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