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바이오] JP모건서 주목받은 K-바이오

입력 2018-01-18 15:00
<앵커>

오늘은 박승원 기자와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 나왔습니다.

지난주 말 행사가 끝났는데, 지금까지도 회자가 되고 있는데요. 박 기자, 먼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분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36회째인 올해는 현지시간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는데요.

이번 행사엔 세계 각국에서 450곳 이상의 공공·민간 기업과 1만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방문했습니다.

매년 초 그 해 헬스케어 시장을 전망하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과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는 자리인데요.

특히, 호텔 객실을 통째로 빌려서 미팅룸으로 개조해 회사간 1:1 미팅을 주선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굴지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신약 수출의 전초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이 행사를 ‘월스트리트 쇼핑몰’이라고 비유할 정도인데요.

좋은 연구결과가 있으면 즉, 입맛에 맞는 아이템이 있다면 서로 공유하고 구매까지 이뤄질 수 있는 자리라는 겁니다.

실제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8조원의 기술수출의 신화를 쓴 원동력도 바로 이 행사였습니다.

<앵커>

많은 국가,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참석하는데, 행사의 진행은 어떤 기준으로 진행됐나요?

<기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기본적으로 JP모건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기업 위주로 진행이 됩니다.

보통은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JP모건에 신청을 먼저 하구요. JP모건 자체 기준에 따라 심사를 거친 뒤 초청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청을 받지 않더라도 1대1 파트너링 행사 등에는 참석할 수가 있는데요.

다만, 프리젠테이션 기회는 JP모건으로부터 초청받은 업체로 한정되며, 연사는 반드시 해당 기업의 최고경영자 즉, CEO가 해야 합니다.

이번 행사에서도 초청받는 국내 기업의 경우 CEO들이 직접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앵커>

이번 행사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참석했죠?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 양대산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증설 계획을 밝혀 관심을 받았다구요?

<기자>

이번 행사에 참여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는 비공식 참석까지 합치면 30여개에 달합니다.

지난해 14개사가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늘어난건데요.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인트랙에 배정받아 2년 연속 본 행사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한미약품, 셀트리온, LG화학, SK바이오팜, 씨젠 등은 아시아트랙에서 각각 30분씩 기업과 개발중인 신약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관심을 보인 각국의 투자자들과 일대일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양대산맥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설 계획을 밝혀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셀트리온은 해외에서 짓기로 한 제3공장의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3배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규모의 경제 실현과 각종 제공 혜택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에 목적이 있다는건데요.

올해 상반기내 해외 공장부지 선정을 완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태한 사장이 내년 18만 리터급 4공장 건립 계획에 대해 언급하면서 증설 이슈가 부각됐습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4공장 증설에 대해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2020년 본격 가동되는 3공장 수주를 완료하고 바이오의약품 시장 수요를 분석한 뒤 증설을 검토하겠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앵커>

국내 바이오시밀러 양대축 외에 이번 행사에서 주목을 받은 기업은 또 어디가 있나요?

<기자>

네. 국내에서 관심이 높은 신라젠은 이번 행사에서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번 행사에선 면역항암제가 주요 화두로 다뤄진 만큼,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병용 투여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실제 신라젠은 GSK와 주노 등 10여개 다국적 기업들과 기술이전 등 다양한 제휴를 위한 미팅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소위 대박을 쳤던 한미약품은 희귀질환 치료제 등 25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해 관심을 받았는데요.

이 가운데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린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개발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등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혁신신약 3종도 선보였습니다.

아울러 현재 사노피와 공동개발 예정인 비만 당뇨병 치료제 '랩스 인슐린 콤보'는 올해 상반기중 글로벌 임상1상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앵커>

LG와 SK 등 국내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았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대기업 계열의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처음으로 신약후보물질을 공개하거나 대형 투자은행(IB)과 투자 유치에 나섰는데요.

이 가운데 LG화학은 신약 개발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시장성과 기회요소 등을 고려해 대사질환과 면역, 항암분야에 대한 신약 R&D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또, 자체 연구뿐 아니라 개방형 혁신 즉,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의 속도도 높이는 등 신약 개발 파트너로서의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SK바이오팜도 개발중인 신약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우선 내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수면장애 치료제와 자체 개발중인 뇌전증 신약의 임상 3상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이 가운데 수면장애 치료제는 미국 재즈사에 기술수출해 공동으로 개발중에 있습니다.

향후에도 SK바이오팜이 가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외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것이란 의지도 표명했습니다.

<앵커>

국내 많은 기업들이 이번 행사에 참가했고,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그 만큼 K-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예년보다 달라진 위상을 직접 체감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기업들이 개발중인 신약 후보물질과 파이프라인에 관심을 보인건데요. 그 만큼, 일대일 투자 미팅도 이전보다 많아졌습니다.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내수 시장보단 초기부터 해외 기술수출이나 글로벌 진출을 염두하고 제품 컨셉을 잡은 게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관심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동아에스티는 영국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를 공동 연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연구중인 세 가지 면역항암제에 대한 선도물질과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물질탐색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또, 공동 연구로 인한 모든 지적 재산과 특허는 공동으로 소유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고, 한미약품의 대박 기술수출의 뒤를 잇는 희소식이 나올지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